[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건전성 규제 기준을 새 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춰 대폭 손질한다. 특히 지급여력비율 권고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하향하고, 보험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비상위험준비금 환입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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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험업감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날 고시와 동시에 즉시 시행된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 체계에 맞춰 기존 RBC 체계에서 운용되던 각종 권고 기준을 재정비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후순위채 중도상환, 보험종목 추가 허가 등과 관련한 지급여력비율 권고기준을 일괄적으로 130%로 조정했다.
금융위는 해당 기준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배경으로 복합위기 스트레스테스트에서 30%포인트의 버퍼가 필요한 점, RBC 대비 금리 변동성 완화 효과, 은행권의 총자본비율 규제(10.5%)를 K-ICS 기준으로 환산 시 약 131.25% 수준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와 함께 보험업계의 숙원 중 하나였던 비상위험준비금 환입 요건도 완화됐다. 현행 규정은 종목별 손해율 초과, 당기순손실, 보험영업손실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환입이 가능했지만, 개정안은 이 가운데 후자의 두 항목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준비금이 제도 본래 취지대로 손해율 중심으로 운용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하반기부터 보험업권의 건전성 제도 고도화를 위한 후속 논의에도 착수한다. 우선 기본자본에 대한 K-ICS 규제 적용 방안, 2026~2027년 할인율 현실화 계획, 계리 가정의 적정성 검토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를 위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험업권 건전성 TF’를 6월 중 출범시킨다. 이 TF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시장의 수용성과 건전성 원칙을 균형 있게 고려해 시행 로드맵을 하반기 중 확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