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1분기 실적부진에도
"최악 구간은 지났다" 기대감 솔솔
AI산업 팽창 따라 원전주 랠리
BTS 컴백 앞둬 엔터주도 주목
지난 주말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면서 이번주 내내 해당 악재를 소화하는 구간이었다. 국채 시장과 달러 인덱스가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국내 증시는 미국발 호재에 대해서는 디커플링되고 악재에 대해서는 더욱 과도하게 반영하는 좋지 않은 패턴이 반복되면서 주 초반 다소 무거운 시장 흐름이 연출되기도 했다. 1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종목 장세와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 D램 가격이 한 달 새 20% 넘게 올랐다. 메모리 수요 회복의 가장 확실한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흐름이 다소 더디다. 외국인 수급의 편차가 크고, 특히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부진한 게 뼈아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제조 기업에서 AI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할 것임을 강조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의 절대 강자 지위를 유지할지가 달린 중요한 변곡점이다.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호황과 함께 레거시 업황 회복이 가시화하면 지금보다는 긍정적인 흐름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소부장 : 1분기 실적 시즌의 부진한 성적표로 인해 소부장 종목들의 주가는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5월 말 TC-본더 대규모 발주를 앞두고 있고, 주요 장비에 대한 투자 사이클이 재개된다. 작년부터 사실상 감산이 이어져온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D램 부문은 수요 회복과 함께 라인 재가동, 혹은 증설 투자가 시작될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흐름과 수요 회복을 당분간 지켜봐야 하겠지만 최악의 구간을 지났다는 점은 분명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반도체 업황에는 우호적인 환경이다.
▷원전 : 바야흐로 원전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하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계약 과정의 노이즈가 있었지만 최종 계약을 맺을 주인공은 결국 코리아 원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도 한수원을 포함한 국내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최근 벨기에, 독일 등 주요국들은 사실상 탈원전 정책 폐기에 나서고 있다. AI 산업의 팽창과 확산을 대비한 공격적인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가장 좋은 대안으로 원자력이 꼽히고 있다. 원전 르네상스와 함께 관련주 주가도 웃고 있다.
▷태양광·풍력 :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만 하더라도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주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그 기류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중국산 배제로 과잉공급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한화솔루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급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뉴욕 엠파이어1 풍력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이 예상되면서 풍력 관련주도 급등세를 보였다. 주가가 워낙 많이 내린 상태이기도 하고, 업황 개선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아주 강한 수급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 또한 국내 시장은 유력 후보들의 에너지 정책 발표에 힘입어 정책 모멘텀까지 주목받는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 다시 제약·바이오의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5% 상단에서 하락 전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 관세 및 약값 인하 정책 등 리스크에 대해서는 충분한 가격 조정이 진행된 상태다. 다음주면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가 개막한다. 학회 모멘텀이 부각되고 수급 개선이 진행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엔터 : 드디어 BTS가 돌아온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다소 약화하긴 했지만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 하이브를 필두로 JYP, 에스엠 등 대형 기획사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는 시기로 하반기 실적 성장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매수 전략이 중요하다.
[김영민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