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패트릭 위즈덤. 사진제공ㅣKIA 타이거즈
타자가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그냥 지나치지만 않으면 최소 1득점, 최대 4득점이 보장된다. 이보다 확실한 득점루트는 없다. 또 결정적 순간 분위기를 180도 바꾸기도 한다. 홈런타자들의 가치가 높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초반부터 홈런왕 경쟁이 뜨겁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장타자들이 모두 홈런 부문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흥미를 더하고 있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의 스트라이크존 하향 조정 등으로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타고투저의 흐름은 다소 옅어졌지만, 힘이 좋은 타자들은 변함없이 타석에서 자신의 가치를 뽐내고 있다.
22일 기준 홈런 부문 선두는 나란히 8개의 아치를 그린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 오스틴 딘(LG 트윈스), 노시환(한화 이글스)이다. 이들의 뒤를 쫓고 있는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박동원(LG·이상 6홈런) 역시 장타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타자들이다.
노시환은 홈런왕 경험이 있다. 2023년 31홈런을 발사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24홈런으로 숨을 골랐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장타력이 되살아난 덕분에 한화의 상위권 질주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오스틴은 아직 홈런왕 경험이 없다. 그러나 2023년 23홈런, 2024년 32홈런을 쳐내며 파워를 입증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장타력을 과시하며 LG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한화 노시환. 스포츠동아 DB
위즈덤은 맷 데이비슨(NC 다이노스)과 함께 가장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꼽혔던 타자다. 메이저리그(MLB·시카고 컵스)에서 3년 연속(2021~2023년) 20홈런 이상을 쳐냈던 장타력이 조금도 녹슬지 않은 모양새다.
이들의 뒤를 쫓고 있는 박병호는 무려 6차례(2012~2015·2019·2022년) 홈런왕 경험이 있다. 앞서있는 선수들을 긴장케 하기에 충분하다. 3차례(2021·2023·2024년) 20홈런을 쳐냈던 박동원 역시 남다른 파워를 자랑하는 타자다. 모두 홈런 부문 ‘톱5’에 이름을 올리기에 충분하다.
지난 시즌 홈런 부문 ‘톱5’에 올랐던 타자들의 이름을 올해 상위권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46홈런을 쳐내며 홈런왕에 올랐던 데이비슨은 올해 4홈런을 기록한 뒤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2012~2015년 박병호 이후 나오지 않았던 연속시즌 홈런왕이 탄생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지금까진 기대했던 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2위 김도영(KIA 타이거즈・38홈런)과 3위 최정(SSG 랜더스・37홈런)은 아직 하나의 홈런도 쳐내지 못했다. 4위 양석환(두산 베어스・34홈런)도 3홈런이 전부다. 5위 구자욱(33홈런)만 올해 5홈런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반격 여부도 보는 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LG 오스틴 딘.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