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것을 해야지 안 맞으려고 하더라.”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김주온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72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의 부름을 받은 김주온은 좋은 패스트볼 구위를 지닌 우완투수다. SSG랜더스 등을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있다. 통산 39경기(42이닝)에서 3패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 중이다.
이런 김주온에게 지난 20일은 힘든 하루가 됐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부상으로 선발 등판 기회가 찾아왔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까닭이다.
당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SSG를 상대한 김주온은 초반부터 흔들렸다. 1회말 최지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범했고, 2루 도루를 허용했다. 이후 정준재, 오태곤에게도 각각 볼넷,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무사 만루와 직면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한유섬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박성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하며 우완 배재준과 교체됐다. 배재준이 승계 주자들에게 홈을 허락하지 않으며 김주온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0.1이닝 4사사구 1탈삼진 1실점. 이후 LG가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3-9로 패함에 따라 김주온은 올 시즌 첫 패전을 떠안았다. 경기 도중에는 염경엽 감독에게 질책을 받기도 했다.
2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이 순간을 돌아보며 “패스트볼을 공격적으로 던져야 한다 했다. 투수의 기본은 패스트볼”이라면서 “하던 것을 해야지 안 맞으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결국 김주온은 2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분간 퓨처스(2군)리그에서 활동하며 다시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염 감독은 “내 공에 대한 믿음이 없어 보였다. 어린 선수면 이해할 텐데 그렇지 않았다. 자신감, 당당함도 없었다”며 “잘 생각해 봐라라고 했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LG는 에르난데스의 임시 대체 외국인 투수로 코엔 윈을 품에 안았다. 193cm, 86kg의 체격을 지닌 코엔 윈은 2022-2023시즌부터 호주야구리그(ABL)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활동한 우완투수다. LG와 인연도 있다. LG의 전 외국인 투수이자 현재 시드니에서 투수 코치로 활동 중인 크리스 옥스프링의 지도를 받았다. 이번 2025시즌 LG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는 초청 선수 신분으로 참가해 약 2주 간 팀과 함께 훈련하며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염경엽 감독은 “코엔 윈 (계약이) 빨리 돼 천만다행이다. 우리가 6선발 준비를 했는데, 조금은 부족한 상태다. 2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선수들은 2~3년 보고 키우는 선수들”이라며 “구단이 작년에 빨리 움직였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아시아 쿼터제 대비해 테스트했다. 그런 대처들로 빨리 영입할 수 있었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대체 외국인을 뽑는 것은 매우 어렵다. 코엔 윈 같은 경우는 내년에 우리가 아시아 쿼터제로 쓸 수 있는 규약을 알고 있다. 잘해서 내년에 오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것들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바로 결정해서 올 수 있었다. 준비를 해 놓은 게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코엔 윈의 장점은) 제구력이다. 다양하게 던진다. 공 스피드는 평균 146km 정도다. 빠르면 148km까지 나온다. 변화구를 다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능력도 있다. 어이없이 볼넷 주는 선수는 아니다. 들어와 퓨처스리그에서 한 번 던진 다음에 선발로 나간다. (비자 등) 서류가 제대로 되면 다음 주 정도 들어오지 않을까”라고 활약을 기대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