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할인받은 진료비는 실손보험 청구 대상 아냐"

지인 할인 등을 통해 의료기관에서 할인받은 진료비는 보험금 청구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보험회사 A사가 피보험자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05년 A사의 보험 상품에 가입한 B씨는 2016년 4월~2021년 3월 서울의 한 한방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11회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A사는 청구 금액 중 지인 할인 명목으로 할인받은 부분은 B씨가 실제 지출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공제하고 보험금을 지급했다. 재판에서는 해당 보험 약관에서 '피보험자가 부담하는'으로 정한 부분이 의료비 전액을 의미하는지, 실제로 납부한 금액인지에 대한 해석이 쟁점이 됐다. 1심은 A사 측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약관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보험사에 불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해당 조항은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손해보험 제도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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