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AI예보 알파웨더 개발
2시간내 강수예측 정확도 90%
MS·엔비디아 공동연구 논의
"기후변화로 기상 예보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여 인명·재산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지난 20일 제주 서귀포시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에서는 기상 예보에 AI를 접목한 '알파웨더' 시스템 개발이 한창이었다. 기상청 예보관들이 6시간 이내 강수에 대한 '초단기 예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시스템은 내년 여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기상청 초단기 강수 예보 AI 모델은 2014년부터 약 7년간의 기상 레이더 영상과 지상 관측 자료를 학습했다. 이를 토대로 오픈AI의 '챗GPT' 등 생성형 AI 모델이 사용하는 '트랜스포머 기술'을 활용해 미래의 기상 예보를 제공한다.
초단기 강수 예보 AI 모델은 6시간 후까지 10분 단위로 기상 예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내년 여름께 공개되는 초기 모델은 2시간 이후까지의 예보만 제공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장마철부터 기상청 홈페이지나 '날씨알리미'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누구나 비구름대가 2시간 후 어디를 지날지 알 수 있게 된다. 초단기 강수 예보 AI 모델의 정확도는 80~90%를 자랑한다. 이혜숙 국립기상과학원 인공지능기상연구과장은 "AI 모델로 올해 5~9월 강수 패턴을 예측한 결과 정확도가 굉장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이 도입되면 정확도가 향상될 뿐 아니라 예보에 투입되는 시간과 자원도 절약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이 모델을 통해 6시간 후까지 10분 단위 예측을 생산할 때 걸리는 시간은 38~42초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알파웨더는 글로벌 기업이 주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월 미국기상학회에 참석해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정보기술(IT) 기업과 연구협력회의를 갖고 공동연구를 논의했다. 지난 7월 29일에는 스탠 포지 엔비디아 지구시스템 모델 총괄이 제주를 방문해 알파웨더 기술을 자사의 디지털 트윈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2020년 AI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2030년까지 급변하는 일상 속 기상 변화에 대한 AI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2021년부터 올해까지 기상 예측, 예보 지원, 데이터에 대한 1단계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딥러닝을 활용해 '위성 영상 기반 과거 유사 사례 검색기'를 제작했고 기준이 되는 위성 영상과 가장 유사한 날의 과거 위성 영상을 바로 찾아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이달 8일 과학기술부혁신본부가 선정하는 AI 분야 국가전략기술특화연구소로 지정돼 2028년까지 150억원의 지원을 확보하게 됐다. 이 과장은 "앞으로 5년간 AI 기반 예보 연구를 해나가기 위해 국내외 여러 민간기업·연구기관과 협력할 계획"이라며 "알파웨더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서귀포 지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