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박세웅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재정비를 거치고도 아쉬운 투구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몇 년째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자기 공에 확신이 있어야지.”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박세웅(30)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박세웅은 지난달 17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6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ERA) 9.60, 이닝당 출루허용(WHIP) 2.17로 부진했다. 이 기간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마음을 추스르고 오라”며 그에게 재정비의 시간을 주기도 했다. 이에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복귀한 뒤 처음 나선 22일 사직 삼성전에서도 3이닝 6실점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박세웅은 올 시즌 초반 리그 에이스 급의 활약을 펼쳤다. 3월 29일 사직 KT 위즈전부터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6차례 작성하며 매 경기 선발승을 따냈다. 이 기간 수직 무브먼트와 구속을 비롯한 여러 지표에서 구위 향상의 흔적들이 적잖이 나타났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20명 중 ERA 부문 하위권(4.78·18위)에 머물렀던 박세웅은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들을 올해는 다시 채우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관건은 구위 유지였다. 하지만 구단 안에선 박세웅이 등판을 거듭할수록 피로 누적을 무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박세웅은 2021년부터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여기에 2020도쿄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한 국제대회에도 꾸준히 참가했기 때문에 피로 누적이 의심될 만했다. 김 감독도 “(박)세웅이의 피로도를 한번 체크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11일 말소를 결정한 배경에도 그의 체력과 구위 회복을 향한 뜻이 담겨 있었다.
롯데로선 박세웅을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 감독은 “몇 년째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웅이가 자기 공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제는 구위보다 자신감 회복이 관건인 것이다. 더군다나 2018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한 롯데로선 에이스 박세웅의 반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최근 상승세 기간처럼 저연차 선수로 메우며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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