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VS제작사, IP 갈등 격화… ‘불꽃야구’ 강행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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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제작진, '불꽃야구' 론칭
슈퍼 IP 두고 갈등…“유사 프로그램”vs“권리 주장”
업계선 “상도덕 아냐” 우려도

  • 등록 2025-05-07 오후 12:01:00

    수정 2025-05-07 오후 12:01:00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인기 예능 ‘최강야구’를 둘러싼 방송사 JTBC와 제작사 스튜디오C1의 IP 갈등이 ‘불꽃야구’로 번지며 장기화를 예고했다.

지난 2022년 첫 방송된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만한 11번째 구단 ‘최강 몬스터즈’와 전국의 야구 강팀이 펼치는 양보 없는 대결을 그린 프로그램으로, 시즌을 거듭하며 팬덤을 형성한 JTBC 대표 예능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제작비 정산, 수익 관련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이 갈등의 쟁점은 IP에 있다. 누가 이 프로그램의 소유권을 가지는가를 두고 양측이 대립 중인 것.

JTBC는 “‘최강야구’ IP는 자사 소유이며, 관련 권리는 JTBC에 명확히 귀속돼 있다”고 주장한 반면, C1 측은 “공동제작계약에 따라 JTBC가 소유한 IP는 시즌3 촬영물에 한정되며, 프로그램의 포맷 아이디어는 창작자인 스튜디오C1의 권리”라고 맞서고 있다.

‘불꽃야구’ 티저 영상(사진=스튜디오 C1)

이런 가운데 스튜디오C1은 새 예능 ‘불꽃야구’를 론칭했다. ‘불꽃야구’는 ‘최강야구’ 전 시즌을 연출한 장시원 PD의 주도로 김성근 감독과 박용택, 정근우, 이대호 등 기존 출연진 대부분이 합류했다. 지난 5일 유튜브를 통해 첫 공개된 1회는 13만 명이 동시 접속했고, 공개 12시간 만에 조회수 100만을 넘기는 등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유튜브의 실시간 후원 시스템 ‘슈퍼챗’을 통해 많게는 수십만 원 단위의 기부도 이어졌다.

JTBC는 ‘불꽃야구’를 ‘유사 프로그램’이라고 칭하며 방송 강행 및 이를 서비스하는 주체에도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불꽃야구’는 JTBC를 대체할 새 플랫폼을 찾아나섰으나 결국 자체적으로 유튜브에서 공개하게 됐다. JTBC는 C1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으며 형사 고소도 함께 진행 중이다. C1 측 역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양측 간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법조계는 두 프로그램 간 명칭이나 포맷의 유사성만으로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연덕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닌 ‘표현’이다. 야구라는 스포츠 경기의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계약서에 부정경쟁방지 관련 조항이 있다면 유사 포맷으로 인한 민사 책임이 발생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최강야구’ 포스터(사진=JTBC)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 IP 갈등 장기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거엔 방송사가 IP를 100% 가져가는 형식이었다면, 현재는 공동제작, 권리 양도 등 IP 권리를 확보하는 방면으로 계약 요건도 변화하는 추세다.

한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유튜브 후원금과 조회수 수익, 직관 티켓, 굿즈 판매 등으로 수익을 낼 수는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땐 어려움이 많다. 부가 수익을 제작비로 충당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며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자본과 투자가 없으면 후에 탈이 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갈등이 발생하자마자 다른 플랫폼에서 비슷한 형식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와 같은 사례가 반복된다면 콘텐츠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K팝에 이미 경업 금지 조항이 있듯이 콘텐츠 업계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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