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수들이 7일 대전 삼성전 승리로 9연승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새는 날아가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양상문(64) 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가 지난 2019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절 남긴 메시지다. 의미는 약간 다르지만, '독수리'는 양 코치의 말처럼 뒤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활공하고 했다.
한화는 7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0-6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한화 선발 문동주가 흔들리면서 경기는 삼성이 앞서나갔다. 1회 양도근과 이성규, 르윈 디아즈의 3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2회에도 1사 후 안주형과 김태근의 안타, 김성윤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양도근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리드했다.
하지만 한화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2회말 곧바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은 후 최재훈의 중전 적시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3회 문현빈의 솔로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한화는 4회에도 상대 실책과 문현빈의 내야안타 등을 묶어 2득점, 4-2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 심우준(왼쪽)이 7일 대전 삼성전에서 7회말 3타점 2루타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이후 한화는 7회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투수 이호성을 상대로 1사 후 노시환의 볼넷과 채은성의 안타로 2, 3루를 만들었고, 황영묵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최재훈이 바뀐 투수 김재윤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기록해 한 점을 올렸고, 심우준의 좌익선상 3타점 2루타와 이원석의 투런포까지 터지면서 대거 6점을 올렸다.
삼성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윤정빈의 1타점 적시타와 디아즈의 3점 홈런으로 막판 추격에 나섰으나, 한화의 불타오르는 기운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달 26일 대전 KT전을 시작으로 파죽의 9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는 한화 구단 역사상 지난 2005년(6월 4일~14일) 이후 무려 20년 만이다. 만약 9일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한화는 우승 시즌인 1999년 이후 26년 만에 10연승을 질주하게 된다. 이번 홈 3연전을 스윕한 한화는 2016년 6월 3일~5일 이후 9년 만에 삼성전 3연전 전승을 달성했다.
또한 이날 승리로 시즌 24승 13패(승률 0.649)가 된 한화는 승률 0.622의 LG 트윈스를 2위로 내리고 단독 1위에 올랐다. LG가 개막 후 1위를 놓친 건 이날이 처음으로, 이른바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도전이 무산되고 말았다.
한화 김서현(오른쪽)이 7일 대전 삼성전 승리 후 포수 이재원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키움 선수들이 7일 고척 KIA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는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가 나왔다. 키움은 이날 8회까지 7점 차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으면서 11-10 대역전극을 만들어냈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3회 최주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린 키움은 4회 2루수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6회초 KIA는 무사 2, 3루에서 대타 최형우의 2타점 3루타와 박정우,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4점 차 리드를 잡았다. 키움이 6회 송성문의 솔로포 등을 묶어 2점을 따라갔지만, KIA는 8회 김도영의 3타점 적시타 등이 터지면서 5득점하며 10-3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키움은 8회말 빅이닝을 만들며 끝내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송성문, 최주환의 연속 볼넷과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임병욱의 적시타와 김태진의 우중월 그랜드슬램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10-8까지 쫓아갔다. 이어 3연속 볼넷으로 다시 만루 기회를 잡은 키움은 상대 마무리 정해영으로부터 우익선상 주자일소 적시타가 터지면서 11-10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 강승호가 7일 잠실 LG전에서 5회 1타점 2루타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 LG 트윈스-두산 베어스전은 두산이 5-2로 승리, '어린이날 시리즈'를 2승 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선발 잭로그가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한 두산은 강승호가 6회 쐐기 2타점 2루타를 포함해 2안타 3타점을 올렸다. 반면 LG는 시즌 처음으로 2위로 내려앉게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홈(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3연전 마지막 날을 6-2로 이겼다. 선발 터커 데이비슨이 7⅔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보여줬고, 타선에서는 3회 빅터 레이예스의 스리런 홈런과 손호영, 이호준의 적시타로 5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반면 SSG는 KBO 첫 통산 500홈런에 도전하는 최정이 1안타에 그쳤고, 1승 2패 루징시리즈로 마쳤다.
한 달 넘게 원정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NC 다이노스는 파죽의 5연승을 달렸다. KT 위즈와 원정경기에서 12-2 대승을 거두며 3연전을 스윕했다. 3년 차 투수 목지훈이 5이닝 1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올린 가운데, 최근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천재환이 9회 3점포 포함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폭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