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차익실현·美금리인하 기대…외국인, 넉 달 만에 ‘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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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人 주식 유입 급감·채권 7개월 만에 순유출
“삼성전자 팔고, 차익거래유인이 축소 영향”
9월 연준 금리인하에 S&P500 지수 3.6% 상승
달러화 2.2% 하락에도 환율 1380원대 지속

  • 등록 2025-09-12 오후 12:00:00

    수정 2025-09-12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반도체 랠리에 올라탔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주식, 채권 등 국내 증권투자자금이 넉 달 만에 순유출됐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강해지면서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주식 유입 급감…채권 7개월 만 순유출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1억 8000만달러를 사들이는데 그쳤다. 전월(24억 4000만달러)보다 급감한 것이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지난 5월에 2024년 7월 이후 10개월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된 이후 넉 달 연속 매수세를 이어갔다.

외국인 채권자금은 7억 7000만달러 감소해,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순유출로 전환됐다. 이에 주식과 채권을 더한 외국인의 전체 국내 증권투자자금은 6억달러 빠져나가며, 지난 4월 이후 넉 달 만에 순유출됐다.

임준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6~7월에 삼성전자 등 반도체 주식과 방산주 등이 그동안 많이 올라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을 하면서 주식 자금 유입 규모가 크게 둔화됐다”며 “채권은 8월 만기상환과 차익거래유인이 축소되면서 외국인들이 자금을 유보해 순유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보다 수익률이 좋은 미국 증시로 자금이 옮겨갔을 가능성도 있다.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도 개선되면서 미국 S&P500 지수는 최근 한 달여간 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1% 오르는데 그쳤다.

사진=한국은행

달러 약세에도 환율 ‘고공행진’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387.0원에서 이달 10일 1386.6원으로 소폭 내려오며 큰 변화를 나타내지 않았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 등에 따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강화됐음에도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지속되고, 외국인의 증권 자금이 순유출 전환되면서 1390원대를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 달러화는 한 달 새 2.2% 하락했다.

8월 중 환율의 전일대비 변동률은 0.42%로 7월(0.37%)보다 확대됐고, 변동 폭도 5.1원에서 5.8원으로 높아졌다. 주요국과 비교해서도 원화 변동성은 컸다. 주요 13개국 가운데 원화의 변동률은 브라질(0.50%), 호주(0.42%)에 이어 공동 2위였다.

달러 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3개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 금리)는 지난달 -1.92로 전월(-2.07)보다 상승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10일 기준으론 -1.88을 기록했다.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에 따른 내외금치가 역전폭 축소와 양호한 외화자금 사정이 지속된 영향이다.

3년 통화스왑금리는 부채스왑 기대감 등에도 불구하고 국고채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월(1,95%)대비 소폭 내린 1.92%를 기록했다. 이달 10일에는 1.94%로 소폭 올랐다.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지속했다.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전월대비 4bp(1bp=0.01%포인트) 상승해 12bp를 기록했다. 반면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58bp에서 39bp로 하락했다.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전월대비 3bp 하락한 21bp로 내림세를 지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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