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준 전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장이 23일 청년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이 그동안 청년 당원들을 홀대해왔다며, 당선 시 이들을 육성하고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현역 의원의 청년 최고위원 출마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는 곧 약속이다. 그리고 청년 정치는 배신하지 않는 약속이어야 한다. 그 약속은 지켜지고 있냐"며 "현장의 청년 당원들은 선거철이면 언제나 맨 앞줄에 섰다. 당이 어려울 땐 누구보다 앞서 뛰었고, 때로는 당의 부족함까지 스스로 감싸 안으며 희생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온 건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도, 기회의 문도 아닌 '이제 그만'이라는 침묵과 배제였다. 저는 국민의힘 청년 당원의 길을 걸으며 성장한 사람이다. 평범한 청년 평당원으로 시작해, 충북도당 청년위원장, 중앙청년위원장, 전국청년위원장협의회 회장까지 당 안에서 누구보다 실무와 조직, 현장과 사람을 깊이 경험한 후보다. 전 우리 청년 당원들의 눈물도, 분노도, 꿈도 함께 나누어 온 사람이다. 그들이 포기하지 않도록, 외면받지 않도록, 당과 진짜 동지가 되어주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어 박 전 위원장은 우재준 의원의 청년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을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지금 국민의힘 내부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움직임이 바로 우재준 국회의원의 청년 최고위원 출마 시사다. 이는 명백히 청년 최고위원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청년 최고위원은 국회의원의 보조 타이틀이 아니다. 청년 정치에 헌신해온 원외 청년 당원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회라는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가진 현직 의원이 다시 청년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면, 정작 청년 당원들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하라는 말인가. 그것은 공정이 아니라, 기득권의 중첩일 뿐"이라며 "분명히 말한다. 청년 정치의 통로를, 기득권 강화의 수단으로 만들지 말라. 자리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책임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지금, 진심으로 물어야 한다. 과연 지금의 청년 정치가 기회의 정치인가. 과연 지금의 청년 정치가 희망의 통로냐"며 "중앙청년위원장과 청년 최고위원을 겸직한 채 아무 역할도 못 하고 교체되는 현실, 원내 청년 의원이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해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는 구조, 진짜 당을 지켜온 청년 당원이 기회조차 받지 못하는 제도, 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청년 정치 4대 개혁안'도 제시했다. △청년 공천 가산점제 개편(당에 헌신한 청년 당원에게 실질적 기회 제공) △중앙청년위원장과 청년 최고위원 직책 분리(기능 정립 및 책임 강화) △원외 청년 당원의 중앙조직 주요 직책 부여(원외 청년들과 실질적 가교 역할의 단절을 막고 원외 청년 기회 보호) △청년 당원 성장 시스템 도입(실무·정책·조직훈련을 통한 인재 육성) 등이다.
박 전 위원장은 끝으로 "저는 친윤도 비윤도 아니다. 저는 청년 정치를 진심으로 지켜온 진성 청년 당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우리 당은 특정인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 지금은 손을 잡고, 상처를 안고, 함께 나아가야 할 시간이다. 계파가 아닌 당심과 청년의 힘으로 위기를 넘어야 한다. 청년이 주인 되는 정당, 헌신이 배신당하지 않는 조직, 기회의 문이 열려 있는 국민의힘, 그 변화의 중심에 저 박홍준이 청년과 지도부를 잇는 가교가 되겠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