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선우 낙마로 ‘의원 불패 신화’ 깨져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의원이) 이날 오후 2시 30분경 대통령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다”며 “강 비서실장이 이를 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은 별말씀이 없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47분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05년 장관급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현역 국회의원이 낙마한 것은 강 의원이 처음이다.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밟기 위해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한 이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성남·경기라인’으로 인사 업무를 맡고 있는 김현지 대통령총무비서관이 직접 ‘사퇴해야 할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을 엄호해온 여당 지도부의 입장이 바뀐 것은 추가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갑질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정영애 전 여가부 장관이 강 의원의 ‘예산 갑질’ 의혹을 제기한 데다 여성단체와 진보 시민단체, 조국혁신당·진보당 등이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임명 강행 시 여권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
특히 일부 여당 의원들이 갑질 의혹을 감싸면서 의원들과 보좌진 간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나타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보좌진 커뮤니티에는 ‘당내 다른 의원들의 갑질을 폭로하겠다’는 경고글이 게재되는 등 자칫 보좌진 갑질 논란이 당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姜 자진사퇴로 부담 덜었지만…인사 시스템 숙제여론 악화를 고심하던 대통령실은 강 의원의 자진 사퇴에 안도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진 사퇴 과정에 개입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자진 사퇴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 검증 기준 강화에 대한 논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인사 검증 절차를 꼼꼼히, 그리고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찾기 위해 더 살펴볼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인사 검증 절차의 조속함과 함께 엄정함을 더 갖추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초기 인사 검증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개선 사항을 민정수석비서관실을 중심으로 챙겨볼 것”이라고 했다. 여성 장관 후보자 2명이 낙마한 만큼 이를 대신할 여성 인재를 찾는 일도 대통령실의 과제로 남게 됐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