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회장 인터뷰
성공한 사업가가 주식도 잘 봐
단기 등락 아닌 구조변화 주목
특정 종목 쏠림은 글로벌 현상
개인 무분별한 빚투 막기 위해
레버리지, 자산 20% 이내 관리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겸 글로벌전략가(GSO)가 국내 증권가에 미래를 통찰하는 '장기 리포트'가 없다는 현실이 늘 아쉽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9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증권업계는 분기마다 실적 보고서를 내야 하다 보니 너무 단기적인 안목으로 시장을 바라보며 충격을 주는 경향이 있다"면서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면 미래를 보고 보고서를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그룹 본사 1층에는 바늘이 없는 시계를 걸어 뒀다. 투자자들이 짧은 분기 지표나 일일 주가 등락에 연연하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갖추길 바라는 그의 투자 철학이 담겨 있는 상징이다.
◆ AI 혁명, 이제 막 톨게이트 지나
박 회장은 시장을 진단할 때 미시적 지표보다 산업을 직접 일으키고 있는 전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나 최태원 SK그룹 회장처럼 이 산업의 핵심 인물들은 장기 시장을 낙관하고 있지 않냐"고 반문하며 "성공한 경영자들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투자업계의 어떤 분석가나 애널리스트도 넘어설 수 없다. 사업을 해본 사람들이 결국 주식도 잘 본다"고 현장론을 강조했다.
경영자들 시각에서 바라본 인공지능(AI) 산업의 진화 속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는 게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AI 혁명은 과거 스마트폰 탄생보다 더 큰 혁명이 될 것이고 우리 실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 장면은 주가 급등 뒤에 급락이 오는 증권시장의 전형적인 한 가지 현상일 뿐이며, 거시적인 긴 추세로 보면 이제 막 톨게이트를 지나는 느낌의 시작 단계"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새로운 문명의 도래가 자본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정 종목으로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리는 편중 매매 현상에 대해 그는 "이익 증가가 몇 개 종목으로 압축되고 있고, 전 세계 투자자들 역시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메가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회장은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금융투자업의 미래는 밝다고 봤다. 그는 "새로운 문명 흐름 속에서 투자자산 증가 속도를 보면 증권업은 업황이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금융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며 상위사 중심으로 점점 압축 재편될 것"이라는 묵직한 전망을 내놨다.
◆ 레버리지 '풀베팅'으로 돈 못 벌어
투자자들의 자산 운용 행태에는 극도로 냉정하고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최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변동성을 키운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증시의 신용·레버리지 비중(약 0.8%)이 미국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 레버리지 과다 자체가 이번 조정을 촉발한 본질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당국의 레버리지 제한 조치에 대해서도 "적절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개별 투자자 차원의 무분별한 '빚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경종을 울렸다. 박 회장은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본인의 책임도 분명히 있는 것"이라며 전체 투자 자산의 20% 이내로 레버리지를 통제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30년이 넘는 금융업 경험상, 레버리지에 '풀베팅'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며 "위험 관리에 철저한 글로벌 헤지펀드조차 레버리지 비율을 20% 내외로 통제한다"고 말했다.
◆ 목요일 새벽 구글 실적이 분수령
그렇다면 단기 공포에 휩싸인 증시는 언제쯤 안정을 찾을까. 박 회장은 시장의 방향성을 전환할 결정적 분수령으로 현지시간 22일, 우리 시간 23일 새벽에 예정된 알파벳의 실적 발표를 지목했다. 이 시기를 거치며 시장의 과도한 피크아웃 우려가 걷히고, 조만간 증시가 바닥을 견고하게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구체적 전망이다.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과 관련해 박 회장은 "시장은 결국 시장한테 맡기면 된다"며 "최근 젊은 세대의 투자시장 참여가 글로벌 추세가 된 가운데, 한국 역시 자본시장 선진화의 시작점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 청약과 관련한 논란에 박 회장은 말을 아꼈다. 미래에셋 측은 당시 청약 접수가 문제없이 잘 됐다는 레터를 주관사 측으로부터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병준 기자 / 추경아 기자]



![[속보] 잠실 개표소 출입 막은 ‘올다르크’ 구속영장 기각](https://pimg.mk.co.kr/news/cms/202607/21/rcv.NEWSIS.NEWSIS.20260721.NISI20260721_0021372403_R.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