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중 대표 "외국인 친구 돕다가 셋방 중개앱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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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보증금, 2년 단위 전·월세 계약, 영문 버전을 제공하지 않는 임대차 계약서, 가전 가구 없는 방….

박해중 대표 "외국인 친구 돕다가 셋방 중개앱 만들었죠"

외국인 유학생이 지난해 처음으로 30만 명을 돌파했지만, 한국살이는 여전히 쉽지 않다. 홀로 국내에서 살 집을 알아보는 데 장벽이 높아서다. 계약서 작성도 도와주고 필요한 주거 서비스를 제공해줄 파트너가 있다면 어떨까.

외국인 주택 임대 플랫폼 홈스인코리아의 박해중 대표(사진)는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위한 주거 서비스로 한국 사회의 포용성과 다양성을 키우는 데 일조해 보람을 느낀다”며 “입주 후에도 생활 밀착형 지원을 통해 한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16년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에 입학했다. 어학 전공을 발판 삼아 무역 관련 일을 하려고 했지만 학부 때 경험으로 진로를 바꿨다. 국제학생기숙사 사감으로 외국인 친구가 빨리 적응하도록 도왔다. 박 대표는 “주민등록번호와 후불 휴대폰이 없는 외국인은 인터넷 쇼핑이 쉽지 않아 생필품을 사는 데 애를 먹는다”며 “기숙사 사감 때 동대문에서 이불 50장을 도매로 사 와 기숙사생에게 판매한 적도 있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가 2022년 홈스인코리아를 창업한 계기는 기숙사를 떠나 살 집을 알아보기 어려운 외국인 친구의 고충에서 비롯됐다. 그는 “원룸 빌라와 오피스텔 임대인은 고령인 경우가 많고 법적 효력이 담긴 임대차계약서는 모두 한글로 돼 있어 외국인에겐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홈스인코리아는 임대인에게 집을 빌려 물량을 확보한 뒤, 외국인 임차인에게 다시 빌려주는 ‘전대차’ 형태로 사업을 한다. 이런 식으로 확보한 직영 물건은 250여 개다. 전대차 물건을 늘리면서 2023년 156명이던 세입자는 지난해 480명으로 증가했다. 전대차를 놓을 때는 보증금을 한두 달치 월세로 줄였다. 서울 대학가 인근 전용면적 33㎡ 기준 월세는 70만~130만원 선이다. 주로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2호선), 신촌역(2호선), 고려대역(6호선) 인근에서 거주 수요가 많다.

그는 “K팝을 넘어 한국 문화 모든 부분에 관심이 높아졌고 입국자 출신 국가도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지난 1분기 기준 임차인은 주로 프랑스(42%), 스페인(18%), 미국·독일(각 6%) 등 서구권 학생이 많다. 지난해부터는 임대인과 임차인을 연결하는 중개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

박 대표의 업무는 외국인 학생의 살 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잘 지내고 있는지 꾸준히 확인하고 돕는 일도 흔하다. 보일러와 에어컨을 수리하는 일, 쓰레기 분리배출 방법 문의부터 사건사고에 휘말려 경찰서에 갔을 때 대처법까지 다양한 민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사후관리 상담을 하며 쌓은 데이터는 다음 입주자 모집 때 요긴하게 쓰인다. 그는 “아플 때 병원에 동행해달라거나 전통시장에서 문화 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도 빈번하다”며 “외국인 학생의 부모에게 감사 메시지를 받을 때 행복하다”고 전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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