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산별노조와 유관 단체들의 집회가 잇따라 열려 광화문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연휴를 즐기러 나온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일 경찰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집회를 연 노조와 유관 단체는 금속노조, 희망연대노조, 건설노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최소 10곳 이상이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는 계동 현대건설 앞에서, 공무원노조는 동화면세점 앞 등에서 사전 집회를 신고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대규모 노동절 본대회를 열고 오는 7월 총파업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종로구 SK 서린동 빌딩 앞에서는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 조합원 등 약 140명이 모여 사전 집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실적급제 폐지하고 노동안전 쟁취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사회자가 “왼쪽 SK 서린동 빌딩을 향해 5초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자”고 하자 조합원들은 건물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동절 명칭이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바뀐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현장의 노동 현실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발언자는 “박정희 정권이 근대화와 산업화를 명분으로 노동자를 근로자로 규정하고 이름을 빼앗은 지 63년이 지나 이를 되찾았다”며 “두 번의 탄핵과 투쟁으로 되찾은 이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시위 과정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한 BGF리테일·CU 물류센터 관련 사태를 언급하며 사측과 공권력을 규탄했다.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은 같은 시각 동화면세점 앞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순직 소방관 처우 개선과 현장 안전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권영각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장은 지난 12일 전남 완도 수산물 가공공장 화재 현장에서 진압 활동 중 순직한 박승원 소방경과 노태영 소방교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해병대원이 순직했을 때 온 나라가 안타까워했지만, 소방관들이 순직하면 제대로 된 진상조사 요구나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세종대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6 세계노동절대회’를 연다. 집회 신고 인원은 1만5000명이다. 본대회 이후 오후 4시부터는 세종대로사거리, 종로1가교차로, 을지로1가교차로, 한은교차로, 소공로 시청광장, 세종대로사거리를 잇는 약 2.6㎞ 구간에서 행진이 예정돼 있다. 행진 구간이 도심 주요 도로와 겹치면서 경찰은 일부 차로를 통제하고 우회 안내에 나섰다.
광화문 일대에는 주말까지 이어지는 사흘 연휴를 맞아 시민과 관광객도 몰렸다. 민주노총 본대회 장소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는 서울시 가족동행축제가 열리고 있다. 완구 브랜드 레고와 함께 마련된 행사장에서는 아이들이 레고를 조립하거나 분수대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며 휴일을 즐겼다.
노동절 집회와 도심 축제가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열리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들은 노조 집회 현장을 지나며 귀를 막거나 발걸음을 서둘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김희경·최진서 부부는 "집회가 열리는 걸 알고는 왔지만 소음이 생각보다 너무 커서 집회 장소와 멀리 떨어진 서촌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인근에서 세종대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차로 일부가 통제되면서 차량 흐름도 평소보다 더뎠다. 경찰은 교통경찰 200여 명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교통 관리에 나섰다. 집회와 행진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할 경우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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