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을 통해서다.
2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미키17' 푸티지 상영회와 내한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봉준호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이 참석했다.
로버트 패틴슨은 "안녕하세요. 이렇게 발음하는 것 맞나요? 예전에도 왔을 법한데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분들 만나고 싶었다. 감독님들도 만나고 싶었다"고 했다.
봉 감독이 '기생충'(2019) 이후 6년 만에 내놓는 신작 '미키 17'은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SF물이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소설 '미키 7'을 바탕으로 했다. 로버트 패틴슨과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에,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로버트 패틴슨은 '미키17'에 대해 "극 자체가 정말 재밌었다. 처음 읽었을 때 심플하게 느껴졌다. 사실 굉장히 크레이지하고 빨리 읽을 수 있는 극본이었다. 실제로 이면의 멘탈을 들여다보고, 미키가 왜 이렇게 생겼는지 생각하면 복잡해지더라. 이면의 휴먼이 녹아있었다"고 소개했다.
미키 캐릭터에 대해 "실제 캐릭터를 보면 자신감이 1도 없는 캐릭터이나 연민은 없다. 쉽게 볼 수 있는 인물인거다. 또 다른 캐릭터다. 멍청하지는 않은 것 같다. 여러가지 영감이 있었다. 저는 처음에 개를 연기한다고 생각했다. 버릇이 나쁜 개가 있는데 교육을 시켜도 안 됐다. 훈련을 시키지만 같은 일을 반복한다. 미키와 비슷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키는 어떠한 벌을 내려도 바뀌지 않는다. 17번을 죽어야 깨닫는, 이제서야 삶을 조금 다르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로버트 패틴슨 캐스팅에 대해 "대형 작품을 통해 한국에 알려졌는데, 그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의 뛰어난 인디영화에서 놀라운 연기를 보여줬다. 늘 연기를 잘했기에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있었다. '미키17' 시나리오 쓰게 되면서, 사실상 1인 2역을 해야 했다. 처음부터 로버트 패틴슨을 생각했다. 캐스팅도 순조로웠다. 본인도 이런 이상한거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로버트 패틴슨은 "이러한 캐릭터를 찾기 쉽지 않다. 이러한 규모의 거대한 스케일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더라. 어떻게 보면 스타워즈처럼 보이는 세트장에서 일하다가, 그 안에서 가볍고 재밌는 장면 촬영하고 SF영화는 흔치 않다고 생각. 용감한 감독이라고 생각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아울러 봉 감독에 대해 "전세계에서 봉 감독 같은 레벨인 분은 네다섯 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감독"이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또 "봉 감독 영화를 보면 세계관이 굉장히 특별하다. 말이 된다. 굉장히 개인적인, 감정적인 선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다. 왜 그런지 형용하기는 어려운데 퍼포먼스적인 측면이 그렇다. '살인의 추억'을 오래전에 봤는데, 영화 퍼포먼스를 보면 떠오르는 기억이 말도 안되는 것과 심각한 상황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장르의 구분을 크게 구분하지 않더라. 이런 영화를 너무나도 하고 싶었고, 봉 감독이 찬스를 줘서 빠르게 손 들었다. '미키17'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가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미키17'은 오는 2월 28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로 개봉한다. 북미에선 3월 7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