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낭만 어쩔? “난 맨유가 EPL도, UCL도 우승하리라 믿어”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돈 대신 꿈을 따랐다…‘맨유 아이콘’이 사우디 오일머니 거부한 사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돈을 따라가지 않았다. 올 여름 그는 어마어마한,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제안을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았지만 맨유의 일원으로 남았다. 현 상황을 보면 조금 당황스럽긴 하나 이유는 맨유의 성공을 확신해서다.

영국 대중지 ‘더 선’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맨유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알힐랄으로부터 페르난데스의 이적 문의를 받으며 1억 파운드(약 1916억 원) 몸값을 제안받았다. 물론 개인 조건도 훌륭했다. 주급 협상도 70만 파운드(약 13억 원) 이상에서 진행 중이었다. ‘더 선’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돈’으로 묘사할 정도다.

페르난데스도 고민했던 것은 맞다. 2024~2025시즌 직후 맨유 선수단과 말레이시아로 ‘애프터시즌 투어’를 떠난 시기였다. 몇몇 유럽 클럽들도 규모는 다르지만 영입 제안을 전달한 상태였다. 이에 페르난데스는 알나스르 유니폼을 입고 사우디 무대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는 포르투갈 대표팀 선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의 강한 반대가 있었다. 사우디 현지에서 에이전트와 알힐랄의 협상이 진행중일 때 페르난데스의 아내 아나 피뉴는 남편에게 맨유에 남을 것을 설득했다. 아나는 “이곳(맨유)에서 모든 걸 성취했느냐”고 물었고 페르난데스는 “아직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나는 다시 “도전하지 않으면 성취도 없다”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아내와 대화한 뒤 맨유 잔류를 택했다. 적어도 2026북중미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는 자신의 미래를 더 이상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난 맨유에서 항상 행복하다. 이곳에서 내 꿈을 이루고 싶다”는 것이 페르난데스의 이야기다. 그의 계약기간은 2027년 6월까지로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당연하지만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도 페르난데스와 동행이 지속되길 원했다. 대화에서 아모림 감독은 “우린 더 나은 팀이 되도록 몇 명을 영입하려 한다. 하지만 네가 떠나면 우린 보강한 것이 아니다. 가능하다면 떠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선수를 붙잡았다.

페르난데스의 목표는 분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이다. “모두가 내 목표가 맨유와 함께 메이저 대회를 제패해는 것임을 알고있다. 내가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으나 앞으로 3년 내 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걸 쏟겠다”고 강조했다.

맨유는 2009년 호날두를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으로 매각한 뒤 줄곧 하향세를 그렸다. 이후 2020년 1월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6770만 파운드를 주고 페르난데스를 데려왔다. 2023년부터 주장 완장을 찬 페르난데스는 2024년까지 리그컵과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을 손에 넣었으나 EPL과 UCL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UEFA 유로파리그 파이널에 올랐으나 토트넘(잉글랜드)에 0-1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페르난데스는 “맨유 데뷔전인 2020년 2월 울버햄턴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늘 배고팠고, 성공을 갈망했다. EPL에서 뛰는 것, 맨유 일원으로 뛰는 것이 내 오랜 꿈이었다. 출전 기회가 왔을 때 매 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며 맨유에 대한 차고 넘치는 사랑을 전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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