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으로 통하며 고전 중인 부산 지역 아파트 3.3㎡(평)당 분양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역대 최초로 2000만원을 넘어선 뒤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220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부산 지역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2023년 5월 2013만원으로 2000만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2100만원대를 넘어 올해는 2200만원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는 매년 6~9%씩 오르는 추세로 부산 지역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분양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이 꼽힌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t)당 7만5000원에서 2023년에는 11만2000원으로 49.3% 급등했다. 공사 인부의 인건비도 매년 3~4%씩 오르고 있어 건설사들의 공사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러한 공사비 상승은 시공사와 사업 주체 간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진구 시민공원 주변 촉진4구역은 지난해 시공사였던 현대엔지니어링과 공사비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결국 시공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찾고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요즘 고분양가 논란이 많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분양가가 저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며 “주변 시세와 비교해 경쟁력 있는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되는 현장이라면 준공 후 안정적인 이익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올해 여러 대형 분양 단지들이 예정되어 있다. 이달 포스코이앤씨가 사하구 당리동에서 ‘더샵 당리센트리체’를 분양한다. 부산 출산장려 정책인 아이·맘 부산플랜 혜택이 적용되어 신혼부부와 다자녀가구는 분양가의 5%를 잔금에서 할인받을 수 있다.
다음 달에는 쌍용건설이 부산진구 부전동에서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을 분양하고, 6월에는 롯데건설이 해운대구 재송동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 부지에 ‘르엘 리버파크 센텀’을 분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