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망? 이것 빼곤 이야기 안돼”…제조·바이오까지 모든 기업이 AI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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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5회 세계경제포럼은 '지능화 시대를 위한 협력'을 주제로 24일 폐막하며 AI의 전방위 확대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영상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고, EU 집행위원장 폰데어라이엔은 유럽의 성장전략 전환을 강조했다.

중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인도와 태국은 이번 포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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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폐막…5대 메시지

중국은 주춤 인도는 부상
유럽, 규제 풀어 성장 속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미지 = Chat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미지 = ChatGPT]

‘지능화 시대를 위한 협력’을 주제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5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폐막했다.

국내 언론 중 유일하게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다보스포럼 현장을 취재한 매일경제는 다보스포럼 2025 핵심 키워드로 △인공지능(AI)의 전방위 확대 △트럼프의 귀환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중국 퇴조와 인도·태국의 부상 △분절된 세계 질서를 꼽았다.

최대 화두는 AI였다. 다보스포럼은 2016년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내세운 이후 9년 만에 AI를 미래 기술로 전면에 내세웠다. 정보기술(IT) 영역에서 주로 다뤄지던 AI가 제조,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전방위적으로 확대됐다. 소거타 사하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사장은 “모든 기업이 AI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AI 분야의 핵심 빅테크인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메타 등은 다보스에서 자체 포럼을 개최하며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였다. AI의 윤리성 규제, 오픈형과 폐쇄형 사이의 개발 방식 등을 두고 각 사의 정책을 홍보했다.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AI로 설계한 신약을 올해 처음 임상시험할 계획”이라며 “암, 심혈관 질환 등 사실상 모든 질병이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AI 엔지니어인 그는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자신을 ‘생물학자’로 소개하기도 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주목받은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참여 없이 영상으로 연설에 나섰지만 기조연설자였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65)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집권 1기 때 두 번 직접 다보스를 찾은 후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트럼프 세션이 열린 지난 23일 오후 5시 포럼 행사장은 참가자들의 높은 주목도로 사실상 피날레를 장식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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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이어 “근로자와 가정을 위한 대규모 세금 감면과 국내 생산자 및 제조업체를 위한 세금 감면을 우선순위로 삼겠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에는 유가 인하를, 기름값이 내려가면 즉시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유가와 물가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유럽을 향해서도 공격적인 메시지를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의 국방비를 기존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5%로 확대할 것을 요청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인 애플, 구글, 페이스북에 대한 막대한 벌금 부과에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의 귀환을 강력한 경고성 발언으로 알린 셈이다.

지속가능성과 환경 보호 등을 강조해온 다보스포럼은 트럼프의 귀환과 함께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에 방점을 찍었다. 사무국이 ‘성장의 재구상’을 세부 주제로 잡은 것과 일맥상통하는 흐름이다. 특히 규제에 집중했던 유럽도 다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기 위해 성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치열한 지정학적 경쟁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지난 25년간 유럽의 성장동력은 세계 무역 흐름과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에 의존해 왔으며 이러한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은 향후 25년간의 큰 성장을 위해 기어(Gear)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보스포럼에서는 인도와 태국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중국은 주춤한 양상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가 그간 방문했던 다보스포럼에는 서열 6위의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하는 데 그쳤다. 화려했던 중국 홍보관은 눈에 띄지 않았고,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급부상하는 인도였다. 다보스포럼 번화가인 프롬나드 거리에는 인도 정부의 대형 전시관과 인포시스, 타타, 마힌드라 등 인도 대기업들의 홍보물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태국은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직접 나선 다양한 세션과 태국 IR 리셉션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가가 됐다. 특히 태국 런치 행사에선 1000인분의 식사가 40분 만에 동나는 등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태국 1위 기업인 CP그룹은 리셉션의 메인 스폰서로 나서며 국가 위상 제고를 지원했다.

포럼에서는 여전히 ‘분절된 세계 질서’에 대한 우려도 지속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동의가 없어 분열을 촉진시킨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이 동맹국들에 대해 영토 위협과 동시에 고관세 정책을 예고하면서 국가 간 협력보다는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향후 미·중 무역 갈등이 본격화될 경우 세계 경제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다보스 특별취재팀 = 황인혁 부국장 / 윤원섭 특파원 / 진영태 기자 / 연규욱 기자 / 배명민 MBN 기자 / 문가영 기자(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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