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컨설팅 업체 ‘커맨드 에듀케이션’
대통령, 유럽 최대은행 CEO 자녀 등 회원
시험 준비부터 봉사활동까지 세밀히 관리
“회원 중 94%, 상위 3개 대학 중 하나 합격”
75만달러(약 11억원)를 내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책임져 주는 입시 컨설팅 서비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미국에서 ‘커맨드 에듀케이션’을 설립해 부유한 가정의 청소년 수백 명을 미국과 영국의 명문대에 입학시킨 크리스토퍼 림(29) 최고경영자(CEO)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24시간 연중 무휴로 일하는 멘토 팀과 함께 12세 이하 학생들에게 시험 준비부터 대입에 결정적인 봉사활동 설계까지 입시에 관련된 모든 것을 무제한으로 도와준다.
7학년부터 대학 입학가지 모든 과정을 총괄해주는 패키지 비용은 75만달러다. 여기에는 대학입학자격시험(SAT)과 대학입학학력고사(ACT)에 대한 무제한 과외가 포함돼 있다.
지난 5년 동안 커맨드 에듀케이션의 컨설팅을 받은 학생의 94%가 목표했던 상위 3개 대학 중 한 곳에 합격했다. 지난해 한 학생은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지원했던 7곳에 모두 합격했다. 다만, 커맨드 에듀케이션의 조언을 따르지 않은 학생들은 통계에서 제외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17년 창업 당시 약 40명이었던 학생 수는 올해 220명까지 늘어났다.
올해 컨설팅을 받는 학생들의 부모 중에는 한 국가의 대통령, 유럽 최대 은행 중 한 곳의 최고 경영자, 유명 인플루언서 등이 포함돼 있다.
림 CEO는 “수요가 늘어 비즈니스가 놀랍도록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실제로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연간 2000만달러(약 294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미국 내에서 입시 컨설팅 사업의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비스월드(IBISWorld)에 따르면 입시 컨설팅 사업 규모는 10년 전 4억달러(약 5894억원)에서 현재 30억달러(약 4조원)으로 치솟았다.
한국계 이민 2세로 알려진 림 CEO는 자신의 대학 입시 경험을 바탕으로 입시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뉴저지의 한 주립학교에 다녔던 림 CEO는 입학 당시부터 줄곧 최고의 학생이 아니라는 말을 반복해 들었고, 학점도 최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선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림 CEO가 예일대에 들어가자 모두가 그 비법을 궁금해했다.
림 CEO는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레이디 가가가 청소년들을 위해 만든 ‘본 디스 웨이’ 재단에서 청소년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경험들이 대입 성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예일대에 입학한 이후 그는 같은 학교 후배 두 명이 스탠퍼드와 MIT에 입학하는 것을 도왔고, 졸업 후 곧바로 컨설팅 회사를 세웠다.
림 CEO의 경험을 기반을 커맨드 에듀케이션은 고객의 대입을 위해 성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기여 활동이나 자원봉사 활동까지 세밀하게 조율한다.
그는 “성정과 시험 점수는 강력한 기초이지만, 스스로를 진정으로 돋보이고 빛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바로 커뮤니티에서 받은 영향력”이라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공학 전공자가 되려면 식료품 저장실 자원봉사가 아니라, 집에 컴퓨터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지역 도서관에서 컴퓨터 기초 지식을 가르쳐주는 활동이 더 도움이 된다.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미용 분야에 관심이 컸던 한 학생은 커맨드 에듀케이션의 컨설팅을 받은 후 틱톡과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 화장품을 리뷰했다. 팔로워 수가 8만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리뷰 후 남은 샘플은 자선단체에 기부한 것을 입학사정관들에게 내세워 이 학생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입학했다.
다만 부유한 부모들이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기 위한 열망이 커지면서 입시 스캔들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지난 2019년에는 미국판 ‘스카이캐슬’로 불리는 초대형 대학입시 비리가 터져 57명의 부모가 연루됐으며, 이 중 상당수는 뇌물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입시 컨설팅이 합법적이기는 하지만, 특권층만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도덕적 문제를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