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충격 현실로… 4월 車 생산 4.2%-반도체 2.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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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관세’ 車생산 5개월만에 감소
소비-투자까지 ‘트리플 마이너스’

미국발(發) 관세 충격이 현실화되면서 지난달 자동차 생산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을 비롯해 전(全)산업 생산이 위축된 데다 소비, 투자도 부진하며 석 달 만에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한 달 전보다 4.2% 감소했다. 자동차 생산이 전월 대비 줄어든 것은 지난해 11월(―6.6%) 이후 다섯 달 만이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3월부터 현대차 미국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데다 미국 관세 여파가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3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 국내 자동차 생산량에 직접적 영향을 줬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이 미 조지아주에 완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현지 생산에 돌입한 점도 더해졌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의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액은 28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9.6% 줄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반도체(―2.9%)도 생산이 줄어 전체 광공업은 한 달 전과 비교해 0.9% 줄었다. 서비스업(―0.1%), 건설업(―0.7%), 공공행정(―6.3%) 등도 일제히 생산이 감소해 전산업 생산지수(―0.8%)는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내수와 관련된 지표도 부진이 지속됐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한 달 전보다 0.9% 감소하며 2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2.0%),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4%), 의약품 등 비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었기 때문이다.

설비 투자의 경우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4.5%)에서 투자가 줄며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한 달 전과 비교해 0.7% 줄었다. 설비 투자와 건설기성 모두 두 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2∼3월 생산이 연속으로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 관세 관련 불확실성으로 수출 쪽에서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인 만큼 통상 리스크 대응과 내수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면 5월 산업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기업 심리의 개선은 내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지난달보다 8.0포인트 오르며 4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기업심리지수(CBSI) 역시 2023년 5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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