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에 집중하지 말고, 해결에 초점을 맞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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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출신의 정신의학자이면서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빅토르 프랑클 박사는 인생을 ‘비극적 낙관주의’라는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주문했다. 고통과 상실을 피할 수 없는 게 인생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삶의 의미를 찾고 희망을 유지하면서 보람있게 살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절망적인 현실에서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바로 ‘비극적 낙관주의’다. 인생뿐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문제에 집중하지 말고, 해결에 초점을 맞춰라!

연말로 접어들면서 최근 독일에서는 <희망 없는 낙관주의(Hoffnungslos optimistisch)>라는 아리송한 제목의 책이 인기다. 책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에 파묻혀 낙담하지 말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보자고 제안한다. 2025년 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들을 되짚어보면 한숨만 깊어진다. 좋은 소식을 찾기 어렵고, 세상이 정말 종말을 향해 치닫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인 디르크 슈테펜스(Dirk Steffens)는 책을 통해 세상에는 문제점보다 해결책이 더 많다는 사실, 그리고 아직 희망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하다는 진실을 일깨워준다.

저자는 자신을 ‘낙관주의자’라고 부른다. 지구 생태계 위기와 환경 파괴 문제를 연구하고 인류의 생존을 걱정하지만, ‘문제점’에 집착하기보다는 ‘해결책’에 집중하고, 뭔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비관주의가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예상해 문제점에 집중하는 시각이라면, 낙관주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며 기회와 해결책에 초점을 두는 사고”라고 전하며,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꽃을 던지자고 호소한다. 우리가 믿는 것, 아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치밀한 연구를 통해, 어려운 시기일수록 낙관주의 외에는 현명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책은 터무니없거나 뜬구름 잡는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과학적 사실과 발견을 바탕으로 낙관주의의 분명한 효과를 제시하며, 왜 낙관적인 태도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지 설명한다. 생존이 최우선 과제인 뇌는 세상을 실제보다 더 위험하거나 나쁘게 인식하도록 만들고, 인식의 오류와 편향은 집단 착각을 일으킨다. 여기에 ‘사람들이 어떤 상황을 현실로 정의한다면, 결과적으로 정말 현실이 된다’라는 ‘토머스 정리(Thomas Theorem)’가 작동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미래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된다.

“우리의 시선은 먼 지평선을 바라봐야 하지만, 동시에 바로 발 앞에 놓인 것도 봐야 합니다. 사소한 것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말입니다. 등산객들은 산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라, 길 한가운데 놓인 수많은 돌 가운데 하나에 걸려 넘어집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전쟁’이나 ‘경제 위기’ 같은 거대하고 세계적인 문제들이 아니라, 바로 앞에 놓인 사소한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낙관주의는 사소한 문제 해결을 통해 가능하다. 문제 해결을 통한 ‘성취감’과 ‘자기 효능감’은 긍정 마음가짐을 강화한다. 방관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낙관주의자의 태도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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