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깃발 반대…독일 총리 "의회가 서커스장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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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7.02 21:35 수정2025.07.02 21:35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사진=로이터

유럽 곳곳에서 성소수자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의회에 성소수자를 뜻하는 '무지개 깃발'을 거는 데 반대한다고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최근 ARD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연방의회는 아무 깃발이나 걸 수 있는 서커스장이 아니다"라면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을 제외하면 독일 국기와 유럽연합(EU) 깃발만 게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율리아 클뢰크너 연방의회 의장은 베를린에서 퀴어축제 '크리스토퍼 스트리트 데이(CSD)'가 열리는 오는 26일 의회에 성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걸지 않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독일 의회는 2022년부터 베를린 CSD 행사에 무지개 깃발을 게양했었다. 그러나 중도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올해 2월 총선에서 제1당에 올라 의장 자리를 차지한 이후 방침이 바뀌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클뢰크너 의장은 앞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이유로 연방의회 직원의 CSD 참가를 금지했다가 진보 진영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녹색당과 좌파당 의원들은 지난달 26일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의회에 출석해 의장에게 항의했다.

녹색당 스벤 레만 의원은 클뢰크너 의장이 극우 세력과 문화전쟁에서 굴복했다며 "성소수자 혐오성 폭력과 극우의 CSD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의회도 연대의 뜻을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클뢰크너 의장이 권한을 남용했다며 의회에 무지개 깃발을 허용하라는 청원에는 약 22만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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