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심정지 후 의식을 되찾지 못한 30대가 7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5일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에서 이미정(37)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7월 1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진 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 안구(좌, 우)를 기증해 7명의 생명을 살렸다.
유가족은 이 씨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마음의 위로를 얻고,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
부산에서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씨는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누군가 도움이 필요하면 먼저 다가가 도움을 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동물병원에서 일을 할 때 눈이 안 보여 안락사해야 하는 강아지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으로 데리고 와서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이 씨는 고객센터 상담사 등 다양한 일을 했고, 늘 친절하고 적극적인 업무 태도를 인정받아 팀장으로 관리자 업무를 했다. 일을 처음 배우거나, 육아휴직을 쉬고 돌아와서 적응을 잘 못한 직원들이 잘 챙겨줘서 고맙다는 편지도 자주 받았다.
이 씨의 어머니는 “올해 4월 치매로 고생하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미정이가 쓰러지기 3일 전인 6월 28일에 첫째 딸이 아이를 낳았다. 이러한 정신 없는 상황에 생각지도 못한 딸과의 이별을 마주하게 되어 너무나도 슬프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미정아. 너를 이제 다시 볼 수는 없지만, 7명의 생명을 살리고 어디선가 함께 살아 숨 쉰다고 생각하며 살게.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 사랑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