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자산이 ‘먹잇감’으로…고령층 사기 피해자 6만명
지난해 2월, 60대 장 모씨는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약속하는 한 투자설명회를 방문했다가 노후 자산을 잃는 피해를 봤다. 당시 업체 측은 “원금을 전액 보장하면서 매일 확정 수익을 지급한다”며 장씨를 현혹했다. 초기 테스트 삼아 투자한 100만원에 하루 3000원의 수익이 붙었다. 장씨는 이에 정기예금 5000만원을 해지해 투자했다. 투자 1년 만에 장씨의 계좌상 평가금액은 1억원을 돌파했으나, 이는 가상의 수치에 불과했다. 장씨가 투자 원금을 회수하려 하자 업체는 “세금을 먼저 납부해야 출금할 수 있다”거나 “금융당국이 심사를 진행 중”이라며 출금을 미루다 결국 연락을 끊었다.
60대 이상 고령층 자산이 40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노후 자금을 노린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과거 보이스피싱 위주였던 범죄 수법은 최근 가상자산 투자, 기획부동산, 연애빙자(로맨스 스캠) 등 고령층 맞춤형으로 진화하며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19일 경찰청과 검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기 범죄 피해자는 총 44만34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24만4008명) 대비 81.7% 급증한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61세 이상 고령층 피해자는 2만3088명에서 6만1582명으로 166.7% 폭증하며 전체 평균 증가율을 두 배 이상 크게 웃돌았다. 사기 범죄의 양적 팽창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42만1421건으로, 전체 범죄(158만3108건)의 26.6%를 점유했다. 범죄 피해 4건 중 1건 이상이 사기인 셈이다.
고령 인구의 자연 증가 속도를 고려하더라도 전체 사기 피해자 중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내 61세 이상 인구는 약 853만명에서 1364만명으로 59.9% 늘었는데, 같은 기간 고령층 사기 피해자 증가율이 이를 세 배 가까이 상회하는 것이다. 범죄 조직이 고령층의 노후 자산을 정밀 타격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후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령층은 한 번 범행에 노출되면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고령층 대상 사기 범죄의 심각성을 국가 차원에서 인식하고 총리실을 중심으로 관계 기관이 협력해 지속적인 단속과 피해 예방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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