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 열려도 사람 안 빠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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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자치구 장마 대비책
4년간 추락방지시설 5만9737개… 올 침수 우려-하천변 1만개 추가
상수도 맨홀 출입경고시설 설치… 자치구도 양수기-AI 경보로 대비

맨홀 뚜껑 아래 설치된 원형 구조물로, 작업자가 진입 전 안전수칙과 위험요인을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서울시 제공

맨홀 뚜껑 아래 설치된 원형 구조물로, 작업자가 진입 전 안전수칙과 위험요인을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서울시 제공
집중호우 때 도로가 물에 잠기면 열린 맨홀은 보행자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수관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면 수압으로 맨홀 뚜껑이 들리거나 이탈할 수 있어 보행자와 차량 모두 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서울시와 자치구들이 맨홀 안전시설을 확대하며 호우 대비에 나섰다. 하수도 맨홀에는 시민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한 추락방지시설을 늘리고, 상수도 맨홀에는 작업자가 진입 전 질식 등 위험요인을 확인하도록 돕는 출입 경고시설을 올해 처음 도입했다. 하수도 맨홀은 ‘시민 추락’, 상수도 맨홀은 ‘작업자 질식’이라는 주요 위험 요인에 따른 대책이다.

● 하수도 맨홀 추락방지시설 5만9737개 설치

서울시에 따르면 하수도 맨홀 추락방지시설은 2022년 설치를 시작한 뒤 지난해까지 총 5만9737개가 설치됐다. 지난해에만 2만9829개가 추가되는 등 설치 규모는 매년 늘고 있다. 올해는 침수 우려지역과 하천변 등을 중심으로 1만82개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추락방지시설은 맨홀 뚜껑 아래 설치되는 안전 장치다. 집중호우 때 맨홀 뚜껑이 이탈하더라도 사람이나 차량이 맨홀 안으로 빠지는 것을 막는다.

서울시가 설치를 확대하는 배경에는 2022년 8월 집중호우 당시 서초구 강남역 인근에서 발생한 맨홀 추락 사망 사고가 있다. 당시 폭우 속에 대피하던 남매가 열린 맨홀에 빠져 숨졌고, 이후 서울시는 상습 침수지역과 하수도 중점관리지역 등 침수 취약지를 중심으로 추락방지시설을 늘려 왔다.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과 교수는 “집중호우에는 물이 범람해 맨홀뚜껑이 열려서 맨홀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래서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 호우, 홍수 상황에서는 물이 솟구치고 있는 장소를 피해야 한다”며 “침수된 도로는 가급적 우회하고, 뚫린 맨홀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상수도 맨홀엔 작업자 경고시설 첫 도입

이와 별도로 상수도 맨홀에는 올해 처음 출입경고시설이 설치됐다. 서울시는 상수도 고위험 맨홀 1만2720개소에 출입경고시설 설치를 완료하고 상수도 시설물 422곳을 점검했다. 상수도 맨홀 출입경고시설은 밀폐공간 질식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한 작업자 안전 대책의 성격이 크다. 출입경고시설은 맨홀 뚜껑 아래 설치되는 원형 구조물로, 작업자가 맨홀에 들어가기 전 안전수칙과 질식 등 위험요인을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한다. 비가 오거나 기온이 높을 때 맨홀 내부에는 유해가스가 발생할 수 있고, 산소 부족에 따른 질식 위험도 있다. 지난해 7월 서울 금천구 상수도 누수 공사 현장에서는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노동자가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시 시설관리과 관계자는 “작업자가 진입 전 위험성을 한 번 더 확인하도록 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말했다.

출입경고시설은 시민의 맨홀 추락을 직접 막는 장치는 아니다. 다만 작업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상수도 시설의 안정적인 유지·관리하는 장치라는 점에서 시민 생활과도 맞닿아 있다.

자치구들도 호우 대비책을 확대하고 있다. 서초구는 강남역 일대 등 상습 침수지역 7곳과 하천 3곳에 인공지능(AI) 기반 침수 계측·경보 시스템을 가동한다. 광진구는 침수취약지역과 동주민센터 등 25곳에 양수기와 모래주머니, 물먹는 포대를 함께 비치한 통합형 자율대여 양수기함을 설치했다. 구로구는 신도림역 일대에서 빗물받이를 청소하고 물막이판, 맨홀 추락방지망 등 재난안전시설을 점검했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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