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친(親) 가상자산 정책 행보를 보이면서 실물연계자산(RWA) 토큰 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0억 달러 규모였던 사모대출 RWA는 120억 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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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10일 RWA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이날 RWA 자산 규모는 한달 새 16.99% 증가한 178억9000만 달러(26조 24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96.5% 늘었다. 지난해 3월 9일 RWA 자산 규모는 91억 달러(13조2359억원)였다.
RWA는 블록체인 기술로 실물 자산에 대한 권리를 토큰화한 것을 말한다. 실제 세계의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해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 세계의 자산에는 전통적인 금융 자산인 부동산, 주식, 채권, 파생 상품, 미술품 등이 포함된다. RWA는 주로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을 배경으로 해 탈중앙성이 강하다.
지난 8일 기준 기초자산으로 살펴보면 사모대출(프라이빗 크레딧) 규모가 121억 달러(한화 1조 7454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1년 새 약 70% 이상 성장했다. 프라이빗 크레딧은 은행 등의 전통적 금융기관이 아닌 사모펀드, 자산운용사, 보험사, 연기금 등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어 △미 국채 41억 달러(5조 9634억원) △원자재 12억 달러(1조 7454억원) △기관펀드 4억 달러(5818억원) △비미국 정부부채 1억 달러(1454억원) △사채 1549만 달러(225억원) △주식 1542만 달러(224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 가상자산 정책 행보가 RWA 시장의 성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자산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에 친 가상 자산적 인물인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지명했다. 또 인공지능(AI) 및 가상자산 전담 자문 기구를 신설해 연방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각)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가상자산 전략 비축을 추진하겠다며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카르다노 등을 거론했다. 정부에서 석유를 비축하듯 가상자산도 유사시에 대비해 일정 수준을 보유하겠단 뜻이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온도파이낸스(ONDO)에 약35만 달러(한화 약 6억원)를 투자한 상태다. WLFI는 드럼프 일가의 후원을 받는 디파이 프로젝트다. 온도파이낸스는 채권 등 실물 금융자산을 토큰화하는 RWA 프로젝트로 단기 미국 국채 등을 토큰화해 출시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도날드 트럼프 주니어는 온도 파이낸스가 주최한 ‘온도 서밋’에 연사로 참여한 바 있다.
업계에선 RWA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토큰 시장은 2024년 1조 5000억달러(약 2190조원)에서 2030년 16조 1000억달러(약 2경 350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친화 정책 기조에 따라 블록체인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이와 함께 RWA의 성장세도 더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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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연계자산(RWA) 규모. (사진=RWA.xyz 홈페이지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