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업라운드&유니콘 증가"…유럽 VC산업 회복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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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유럽의 벤처투자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자금이 유럽의 인공지능(AI)과 국방기술 등 전략 산업군을 중심으로 다시 유입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전반적으로 반등하는 모양새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에 가장 취약한 후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오히려 밸류에이션 상승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유럽 벤처 생태계에 대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스타트업 가운데 80% 이상은 직전 투자 라운드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이전 투자 라운드와 동일한 밸류에이션으로 다시 투자를 유치하는 ‘플랫라운드’는 4.3%로, 전년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다운라운드(down round·이전 투자 라운드 대비 낮은 밸류로 자금을 유치하는 것) 비중은 전체 거래의 12.1%로 집계됐다. 이는 17.1%를 기록한 전년동기 대비 두드러지게 감소한 수준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분위기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현지 자본시장에서는 유럽의 AI와 국방기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밸류에이션 반등을 견인했다고 보고 있다. 과거 ‘성장성’에 집중하던 VC들이 이제는 혁신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산업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 잡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타격이 큰 후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이번에 유럽 스타트업 씬(scene)의 밸류에이션 회복을 주도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VC들은 경기 둔화 시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하고,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성장 단계와 후기 단계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 중간값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2%와 14.2% 상승한 반면, 극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은 소폭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성장 잠재력보다는 재무 건전성과 트랙레코드를 중시하면서 검증된 실적과 성과 기반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니콘(Unicorn·밸류에이션이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사) 배출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선 올해 1분기 5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피치북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면 올해 유럽 유니콘 수는 지난해 기록을 무난하게 넘어설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은 여전한 변수지만, 핵심 기술 분야로의 자금 유입과 VC들의 투자 전략 변화는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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