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AI 훈풍 타고 코스닥 노크…세미파이브 '조단위 대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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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반도체 설계 플랫폼 기업 세미파이브가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적자 기조 속에서도 빠른 외형 성장을 기록해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 적용을 받게 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전일 예심 승인을 받았다. 주관사는 삼성증권과 UBS다. 회사는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관 수요예측에 착수한다. 시장에서는 상장 후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세미파이브는 지난 2019년 설립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다. 고객사가 원하는 반도체 사양만 제시하면 회로 설계부터 제조, 검증, 양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 맞춤형 AISC을 구현하는 구조다.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반도체 전문 인력이 부족한 기업들에게는 설계 효율을 높여주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등 국내 팹리스와도 협력하며 기술력을 확장하고 있다.

투자자 기반도 화려하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산하 파빌리온캐피탈,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산업은행 등이 주요 주주다. 누적 투자액은 2400억원대에 달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2019년 235억원 규모 기업가치로 첫 투자를 단행한 뒤 지금까지 363억원을 투입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번 IPO는 대규모 회수(엑시트) 무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은 1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29억원에 달했다. 매출 성장은 뚜렷하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 일반적인 상장 요건은 충족하지 못한다. 이번 예비심사 통과는 ‘성장성’을 중심으로 심사하는 테슬라 요건을 적용한 결과다.

테슬라 요건은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해도 일정 규모 이상의 외형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기술특례가 외부 평가를 거치는 것과 달리, 거래소 내부 심사로 진행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중점적으로 본다. 대신 주관사가 공모가의 90%로 3개월간 환매(풋백옵션)를 부담해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된다.

다만 리스크도 뚜렷하다. 세미파이브는 설립 이후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환우선주(CPS) 부채 평가손실 등 회계 이슈도 있었으나 보통주 전환으로 재무 구조를 정리한 상태다. 공모시장에서 관건은 △양산 전환률(백로그 질) 고객 다변화 속 계약 구조 △적자 축소 속도다. 반도체 업황 변동에 따른 프로젝트 지연 리스크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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