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하 '판타스틱 4')이 흥행 조짐을 보이면서 마블 스튜디오가 흥행 부진에서 벗어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판타스틱 4'는 지난 25일 북미 4125개 극장에서 개봉해 주말 3일간 1억 1800만 달러(약 1634억 원)의 티켓 수익을 올렸다. 북미 외 국가에서 거둔 1억 달러를 더하면 개봉 첫 주 전 세계 수익은 무려 2억 1800만 달러(약 3018억 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개봉한 마블 작품 중 최고의 성적이다. 2월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8850만 달러, 약 1220억 원), 5월 개봉한 '썬더볼츠*'(7430만 달러, 약 1024억 원)를 큰 폭으로 앞질렀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한동안 마블은 '마블 피로감', '프랜차이즈 피로감'이라는 지적 속에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2008년 '아이언맨'으로 시작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37편의 영화와 함께 막대한 수익을 올렸지만, 최근 몇 년간 개봉한 신작들은 연이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디즈니+를 통해 방영된 TV 시리즈가 이야기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면서 오히려 관객들의 이탈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개봉한 '썬더볼츠'는 북미 첫 주 수익 7430만 달러로 출발해 전 세계 누적 3억 8200만 달러(약 5267억원)에 그쳤다. 이는 마블 17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그러나 '판타스틱 4'는 이런 부정적인 흐름을 정면으로 뒤집으며, 마블의 새 전성기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속편이나 기존 캐릭터 기반이 아닌 완전한 '오리지널'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이번 작품은 예기치 못한 능력을 얻은 네 명의 우주비행사가 '갤럭투스'라는 파괴적 빌런에 맞서 지구를 구하는 거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새롭고 독립적인 세계관에 기반한 전개는 기존 마블 팬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부담 없는 진입을 가능하게 했다.
실제 관객 평도 뜨겁다. 로튼토마토 팝콘 지수 93%, 시네마스코어 A- 등급(7월 28일 기준)을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의 고른 호평을 얻고 있다.
'판타스틱 4'의 이례적 성공은, 마블이 오랜만에 시리즈 의존을 벗어나 '신선한 세계관'과 '새로운 서사'로 승부수를 던진 것이 제대로 통했음을 보여줬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팬데믹 이후 첫 주부터 탄력을 받은 몇 안 되는 작품이란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