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은 금융을 위한 메인넷입니다.", "리플은 기존 금융과 웹3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열린 리플 자체 행사 'APEX 2025'에서 이같이 말했다.
APEX는 리플이 매년 세계 곳곳에서 여는 연례행사로, 이번에는 10~12일 싱가포르 래플스시티에서 개최됐다. 이번 APEX 2025에는 개발자를 비롯한 약 800여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이 모여 리플 생태계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공유했다.
RLUSD·XRP레저로 온체인 금융 본격화
이번 APEX에서는 개발자 중심의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에 대한 내용이 많이 다뤄졌다. 특히 지난해부터 리플이 발행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 RLUSD와 XRP레저가 금융에서 가지는 강점이 행사 내내 강조됐다.
나아가 금융 특화 메인넷으로의 도약을 위해 1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히든로드' 인수, 이더리움가상머신(EVM) 사이드체인 도입 등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히든로드에서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를 모든 서비스의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라며 "RLUSD는 가상자산과 기존 금융시장 간 효율적인 교차 마진 거래를 대규모로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스테이블코인이 될 것이며, 특히 24시간 연중무휴 이용 가능한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모니카 롱 리플 사장은 "지난해 RLUSD를 출시했고, 다양한 아시아 지역 고객사들에 RLUSD를 결제 솔루션으로 제공하고 있다"라며 "RLUSD의 시가총액은 불과 몇 달만에 4억달러에 육박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채택의 다음 단계는 실사용 가능 여부이며, RLUSD는 실질적인 사용을 위해 설계됐다"고 덧붙였다.
XRP레저 내 탈중앙화 금융(DeFI, 이하 디파이)의 핵심이 될 수 있는 EVM 사이드체인 도입도 곧 이뤄질 예정이다. 데이비드 슈워츠 리플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재지쿠퍼 제품 관리 디렉터는 "XRP레저는 금융을 위한 메인넷"이라며 "특히 올 2분기에는 EVM 사이드체인 메인넷을 출시해 생태계 성장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온도·엑셀라 등 생태계 참여자들도 기대감 표출
한편 이번 행사를 통해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XRP레저 커뮤니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XRP레저에서 토큰화 미국 국채 'OUSG' 발행을 공식화한 온도파이낸스(ONDO), XRP레저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은 엑셀라(WAXL) 등을 행사장에서 만났다.
이밖에도 XRP레저 내 디파이 사업을 영위하는 아도노스(Adonos), XRP레저 지갑인 자만 월렛(Xaman Wallet), XRP레저의 엑셀러레이터 역할을 하는 테니티(Tenity) 등이 커뮤니티 공간을 채웠다.
이들 역시 리플 측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안 드 보드 온도파이낸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과거에는 블록체인을 내부 프로세스 개선 도구로만 생각했다면,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향후 5년 안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온체인 금융의 세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OUSG는 현재 단 세 개의 체인에서만 발행된다"라며 "XRP레저는 가장 큰 기관용 실적을 이미 보유한 체인으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파노스 아도노스 창립자는 "현재 가상자산 금융은 혼란스러우므로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에 매우 어렵다"라며 "XRP레저는 이러한 마찰을 줄이고 글로벌 온체인 경제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XRP레저에서는 고객확인제도(KYC), 다양한 가상자산에 대한 에스크로 서비스, 패스키 같은 개정안이 나오고 있다"라며 "일반인들의 가상자산 접근성을 크게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가상자산 인사들도 행사에 참여해 뜻을 함께했다. 연사로 나선 고병호 카탈라이즈 대표는 "XRP레저는 한국에서 기관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그 예로 XRP레저 한일 펀드의 지원 대상으로 꼽힌 기린랩스의 기린월렛이 6개월 만에 생태계 내 2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한국의 엑스알피(XRP) 투자자들을 위한 행사도 고안 중"이라며 "한국에서 XRP 투자자들과 XRP레저 생태계가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지크립토, 기린랩스, 비댁스 등 다수의 한국 프로젝트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가상자산 규제 명확해지면 성장 빨라질 것
한편 리플 측은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적극 관심을 보였다. 갈링하우스 CEO는 "최근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 기간 동안 주요 후보들이 가상자산 친화적인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안다"라며 "새로운 행정부 아래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명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피오나 머레이 리플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도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토큰화나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된 가상자산) 사업에 있어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서도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엑스알피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이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을 시작할 수만 있다면 성장 속도는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머레이 총괄은 "리플은 한국의 디지털 자산 규제 환경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라며 "특히 기관 채택을 위한 로드맵과 관련해 기대하는 부분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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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진욱 블루밍비트 기자 wook9629@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