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수들이 믿음을 되찾은 것 같아 너무 고맙습니다.”
서울 SK는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86-56으로 대승했다.
챔피언결정전 1, 2, 3차전 패배. 그러나 SK는 벼랑 끝에 몰렸던 4차전에서 25점차 대승했다. 그리고 5차전 역시 30점차로 크게 승리하며 최초의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전희철 SK 감독은 승리 후 “예상한 대로 전반의 LG는 분명 강하게 나왔다. 그러나 우리는 4차전부터 5차전까지 매 쿼터를 다 이겼다. (자밀)워니도 한 쿼터씩 이기자고 했는데 잘 통하고 있다. 2쿼터부터 점수차를 벌리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선형이의 기록은 조금 아쉬웠지만 경기 리딩부터 전체적인 타이밍까지 잘 잡아줬다. (안)영준이도 만족한다. 워니 역시 본인이 사인을 주면서 경기를 이끌었다”며 “큰 점숯차로 앞서고 있을 때 우리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4차전부터 리듬을 찾았고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리버스 스윕이 보인다. 창원에서 열리는 6차전까지 잡아낸다면 가능한 일. 전희철 감독은 “창원의 분위기를 보면 힘든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선수들에게 똑같이 말할 것이다. 경기력이 올라왔다고 믿고 있고 선수들도 그럴 것이다. 창원의 응원 열기는 대단하지만 그날만큼은 도서관이 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일단 창원에서 승리하는 게 첫 번째다. 선수들이 자신들의 경기력을 믿고 있기에 자신감 있다”고 말했다.
SK의 경기력은 결국 수비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그 수비가 LG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 전희철 감독은 “정규리그 때 좋았던 시절의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 우리의 수비는 1, 2일 만에 만들 수 없다. 꾸준히 해온 방식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말로 풀지는 않겠다. 조상현 감독이 분석할 수 있으니까. 그저 우리가 잘했던 걸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LG는 부실한 벤치 전력이 서서히 발목을 잡고 있다. SK는 주축 선수들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지만 로테이션을 통해 피로도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전희철 감독은 체력전을 고집하지 않았다. 물론 자신감은 컸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도 정말 힘들다(웃음). 나이가 많다. 사실 LG 선수들이 35분 뛰는 것보다 우리가 30분 뛰는 게 더 힘들 수 있다. 물론 LG 주전 의존도는 높다. 4차전부터 느끼고 있다. 그만큼 더 압박해야 한다. 이럴 때 (오)재현이가 없는 건 아쉽다. 그래도 (김)태훈이가 워낙 잘해주고 있다. 그동안 체력전으로 이길 거라고 한 적은 없다. 다만 지금은 체력적으로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MVP 안영준의 부활은 SK 반격의 핵심이다. 그는 21점 2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희철 감독은 “공격 패턴에 변화를 줬다. 3차전부터 그랬다. 4, 5차전부터 본인이 해야 할 농구, 잘하는 농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전희철 감독은 “선수들이 믿음을 찾은 것 같아 너무 고맙다. 그동안 좋지 않은 이야기가 정말 많았고 많이 들렸다.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믿음을 되찾은 것 같아 너무 대견하다. 최소 경기로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선수들다운 모습이었다. 선수들을 믿고 가겠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