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에서 K팝 가수가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이 시상식에서 2관왕에 올랐다.
로제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BS아레나에서 열린 ‘MTV VMA’에서 곡 ‘APT.(아파트)’로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부문에서 K팝 가수의 첫 수상이다. 2021년 방탄소년단(BTS)이 곡 ‘다이너마이트’로 올해의 노래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엔 실패했다. 아파트는 로제가 팝스타인 브루노 마스와 지난해 10월 선보인 듀엣 곡이다. 한국 대학생들이 즐겨 하는 친목 도모용 놀이인 아파트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지은 곡으로 흥겨운 멜로디와 발랄한 춤 동작이 매력이다.
MTV VMA는 미국 음악 방송인 MTV가 1984년부터 매년 열어 온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금빛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 무대에 오른 로제는 수상 소감으로 “가장 먼저 믿어주고 도와준 브루노에게 감사하다”며 “이 트로피를 (가수로서의) 꿈을 좇았던 16살의 나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블랙핑크를 프로듀싱했던 작곡가인 테디와 블랙핑크 멤버들에게도 “상을 탔다”며 수상의 기쁨을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블랙핑크는 베스트 그룹 부문에서도 수상하면서 로제는 2관왕을 거머쥐었다. 이 걸그룹은 2023년에도 같은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다른 K팝 가수들도 수상했다. 블랙핑크의 또 다른 멤버인 리사는 팝스타 도자 캣, 레이와 함께 부른 ‘본 어게인’으로 베스트 K팝 부문을 수상했다. 리사의 이번 수상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자 통산 세번째 수상이다.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미국 기획사인 게펜레코드와 함께 만든 걸그룹인 캣츠아이는 곡 ‘터치’로 올해의 푸시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MTV VMA에서 최고 권위 상인 올해의 비디오 부문은 미국 팝 가수인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브라이터 데이즈 어헤드’에게 돌아갔다. 또 다른 미국 팝 가수인 레이디 가가는 올해의 아티스트, 베스트 컬래버레이션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해 이번 시상식의 다관왕을 차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