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가운데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는 브랜드는 단연 BMW코리아다. BMW의 전기차 역사는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처음 전기차를 선보였고 국내 시장에는 2014년 i3를 시작으로 전기차 포문을 열었다.
단순히 모델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세그먼트별로 차별화된 주행 성능과 첨단 기술을 적용, 고객들이 전기차에서도 BMW 고유의 ‘운전의 즐거움’을 일관되게 누리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
5일 BMW코리아에 따르면 BMW는 지난해 전기차 6353를 판매해 프리미엄 전기차 부문 1위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에도 총 1523대로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했다.
BMW는 전기차 라인업을 꾸준히 늘려왔다. 프리미엄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iX1 및 iX2부터 중형 전기차 i4, 준대형 세단 i5, 대형 전기 SUV인 iX와 플래그십 순수전기세단 i7에 이르기까지 세단과 SUV를 아우르는 순수전기차 라인업을 갖췄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까지 포함하면 총 16종의 전동화 모델을 제공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를 방문하면 전기차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기자는 이곳에서 i4, i5, iX2를 운전해봤다. 전기차 체험은 △드라이빙 센터 주변 공도 주행 △트랙 주행 △짐카나 및 드리프팅으로 구성됐다.
가장 먼저 i4를 타고 도로로 나섰다. 운전대를 잡자마자 i4의 강력한 주행 성능이 느껴졌다. 트랙에서 i4의 매력이 더 유감없이 드러날 것 같았는데 공도를 달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모델은 중형 순수전기 4-도어 쿠페로 역동적 주행 성능과 우아한 디자인, 공간 활용성을 두루 갖췄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kg·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를 탑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초 만에 가속한다.
공도에서의 아쉬움을 달랠 트랙 주행으로 넘어갔다. 트랙에서는 속도 제한 없이 차량 성능을 마음껏 느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일반 도로에서 체험한 i4를 비롯해 i5, iX2까지 차량 3종을 비교하면서 주행해봤다.
i5는 BMW 5시리즈 라인업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이다. 앞뒤 차축에 5세대 BMW eDrive 전기모터를 탑재하고 주행 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구동력을 배분해 주행 안정성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i4를 탔을 때도 충부히 BMW 전기차의 매력이 느껴졌는데 i5는 보다 강력한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뉴 i5 xDrive40은 두 개의 전기 모터로 합산 최고출력 394마력, 합산 최대토크 60.1kg·m을 발휘한다.
BMW 뉴 iX2 eDrive20은 BMW가 처음 선보인 순수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를 전륜에 탑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6초 만에 가속한다. 최고 출력이나 최대 토크는 i4나 i5에 비해 낮지만 선호도에 따라 SUV 차량을 원한다면 iX2를 더 추천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i4를 타고 짐카나와 드리프트 체험을 진행했다. 짐카나에서는 슬라럼 코스와 원선회 구간, 긴급 제동 등의 코스를 주행했다. 재빠르게 러버콘을 통과하는 동안에도 차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BMW 전기차 특유의 코너링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어서 자동차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 현상을 활용한 드리프트 체험도 진행됐다. 평소 안전을 위해 켜두던 주행안전장치(DSC)를 끄고 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물이 뿌려진 노면 위를 시속 30㎞로 원을 그리며 주행하다가 뒷바퀴가 바깥으로 미끄러지는 순간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차량이 미끄러지듯 돌아가는 상황이 연출됐다.
마치 레이싱 게임에서 드리프트 주행을 운전하는 것처럼 일반 도로에선 경험해보지 못하는 상황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BMW코리아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늘리고 있다. 2022년 말부터 전국 주요 거점에 공공 개방형 프리미엄 전기차 충전소 ‘BMW 차징 스테이션(BMW Charging Station)’을 순차 오픈했다. 2023년에는 중장기 충전 인프라 확충 계획 ‘차징 넥스트(Charging Next)’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지금까지 전국에 총 2400기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됐다.
올해도 친환경 가치를 반영한 ‘ESG 차징 스테이션(ESG Charging Station)’ 개소를 비롯해 약 600기의 충전기를 추가 설치해 총 3000기에 달하는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진정한 전동화 경험을 위해 차량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확대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며 "BMW코리아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최근 국내 최초의 전기차 시승 멤버십 프로그램 'BMW BEV 멤버십'을 선보였다. 전기차 소유주 전용 디지털 플랫폼 'My BMW' 앱 내 'BEV 커뮤니티'를 개설해 전기차 고객 간 소통과 정보 공유도 지원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영종도=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