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무역 회담후 대만 달러 급속 절상…TSMC 등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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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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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달러가 5일(현지시간) 하루만에 한 때 5% 급등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30년간 가장 큰 일중 상승폭이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날 대만 달러는 지난 금요일의 상승세에 이어 이 날도 미국 달러당 29.59달러까지 오르며 2022년 6월 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 달러는 금요일과 월요일 이틀만에 약 6% 가까이 절상됐다.

이 영향으로 TSMC, 폭스콘, 대만 주요 수출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실적 호조로 지난 주 7% 급등했던 대만 최대 기업 TSMC는 대만 달러 강세에 지난 주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급락했다. 대만 달러의 강세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만 달러의 급등은 수출 호조로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대만 기업들이 현지 화폐로 바꾸려고 서두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달러화 약세로 미국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대만의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달러화 채권 헤지에 나선 것도 대만 달러 가치 상승을 부추겼다. 이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 1일 미-대만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대만 통화 강세를 허용하는 협의가 있었을 수 있다는 추측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이 날 늦게 대만 중앙은행은 긴급 기자 회견을 통해 이틀간의 급격한 상승에 대한 무책임한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대만 중앙은행은 지난 2일에도 대만 달러가 급등하자 수출업체 등에 달러화를 분할 매도해줄 것을 당부했으나 강세를 막지는 못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 3일, 무역 협상단이 1일에 미국과 1차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OCB은행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웡은 "대만 중앙은행이 최근 대만 달러화 강세를 용인한 것은 더 광범위한 정책 재조정을 반영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만 달러가 급등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무역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대만 통화의 평가절상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더 확산되고 있다. 대만은 일본, 한국과 마찬가지로 외환 관행에 대한 감시국가 목록에 올라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한 대만 금융업계 고위 임원은 "대만 달러는 본 적이 없는 속도로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만에 핫머니가 유입되고 있으며 중앙은행이 이를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날 달러는 0.7% 하락한 143.93엔에 거래됐고, 유로는 0.3% 상승한 1.1336달러에 거래됐다. 호주 달러는 호주 총선에서 중도 좌파 노동당이 승리한 것에 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 5개월만에 최고치인 0.6494달러까지 상승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회의에 쏠려 있다.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에 끝나기 전까지는 그를 해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월 의장을 완전히 완고한 사람이라고 묘사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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