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북한군은 ‘노예병’ ‘대포밥’”…北함구에도 자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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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병사 한 명이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되기 직전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으로 자폭하려다 사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은 1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 당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한 북한 병사들에게 생포 직전 자폭·자결을 강요했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던 사례라며 이같이 보고했다고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여당 간사)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야당 간사)이 전했다. 북한군 전사자가 소지한 메모에는 “생포 전에 자폭하라. 자결하라”는 명령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 北, 파견 북한군에 러시아 지원 급여 안 가는 듯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2025.1.13/뉴스1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출석한 가운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공동취재)2025.1.13/뉴스1
정보위 여야 간사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을 함구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에는 이미 파병 소식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병군 가족들 사이에선 ‘노예병’ ‘대포밥’이라는 자조와 걱정, 두려움이 퍼지고 있다는 게 정보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북한 당국은 파병 북한군 가족에게 식량과 생필품 등 물질적 보상을 제공하고 있는 정황도 우리 정보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겐 급여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정황이 파악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군 포로 2명과 관련해 이들은 심문 과정에서 북한 당국으로부터 파병 급여에 대한 약속 없이 ‘영웅으로 우대한다, 대우한다’는 공지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파병 북한군 가운데 전사자가 소지했던 메모에선 자폭·자결하라는 명령 뿐 아니라 병사들이 노동당 입당 또는 사면을 기대하는 내용도 함께 발견됐다. 금전적 보상이 아닌 다른 보상 내용이 적혀 있던 것이다. 앞서 국정원은 북한군이 이번 파병에 대한 대가로 1인당 월 2000달러(약 277만 원)가량 받는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실제 이같은 지원이 북한군인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았을 정황이 나온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뉴스1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뉴스1
이번에 생포된 2명의 북한군은 대남공작조직인 정찰총국 소속으로, 정찰총국 소속 전투원은 2500명이 파견된 것으로 정보당국은 집계하고 있다.

정보당국은 북한군 사상자가 다수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북한군이 현대전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리고 있다. 이 의원은 “최근 입수한 북한군 전투 영상을 (국정원이) 분석한 결과 첫째 무의미한 원거리 드론 조준 사격, 둘째 후방 화력 지원 없는 돌격 전술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 부족이 대규모 사상자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 “김정은 올 상반기 러시아 방문 가능성”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해 성과를 총화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제11차 전원회의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 참석해 ‘강령적인 결론’을 연설했다.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해 성과를 총화하고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제11차 전원회의가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는 이번 회의에 참석해 ‘강령적인 결론’을 연설했다. 뉴스1
북한군 사상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은 반대급부로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원은 “북한은 당분간 러시아 추가 무기 지원 및 파병을 통한 군사 경제적 확보에 매진하고 동시에 올해 상반기 김정은의 방러를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북한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해 말 개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11차 전원회의에서 러시아와의 관계 격상을 이끈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북-러 관계 격상 작업을 진두지휘한 최선희 외무상과, 북한군 러시아 파병 이행을 이끈 노광철 국방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을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으로 보선한 것. 이 의원은 “북한은 11차 당 전원회에서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강경입장을 공식화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 개편을 한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 관계 차원에서 관련 간부를 전진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6일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선 이 의원은 “역내 미군 견제 자산을 과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진영의 시선을 끌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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