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기념재단이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전남 지역을 비하하는 게시글로 논란을 빚은 맛집 소개 유튜버 ‘잡식공룡’(27, 본명 왕현수)의 기부금을 거부했다.
11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 9일 잡식공룡에게 메일을 보내 기부한 500만원을 반환 조치해달라는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기념재단은 “기부는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잡식공룡의 기부 행위에는 그런 의도가 없다”며 기부 거부 사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잡식공룡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잡식공룡에 기부금 반환을 위한 계좌번호를 요청했다.
잡식공룡은 해당 메일을 수신한 것으로 보여지나 답변은 없으며 반환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전국 맛집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잡식공룡은 구독자 17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전남 지역의 대선 투표 결과를 담은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부추겼다.
공유된 사진에는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남 지역에서 89.04%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사진 글에는 “나라 진짜 나눠야지. 같이 살 필요가 없어. 여행이나 비자 받고 가면 될 듯”, “전남 XX났음” 등 부정적 댓글들이 달렸다. 이에 잡식공룡은 “ㅋㅋㅋㅋ”라는 반응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잡식공룡 반응을 두고 전라도를 비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전)라도인임? 긁혔나 보네”라고 답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잡식공룡의 행동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그는 사과문을 올리며 “제가 올린 게시물에 지역 비하 표현, 정치적으로 한쪽에 치우친 내용이 있었다. 많은 분께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얼마나 무지했고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닫게 됐다. 어릴 적부터 한쪽의 말만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편향된 생각을 갖게 된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특정 표현이 비하 발언이라는 점을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하게 사용했다”며 “앞으로는 말 한마디, 게시물 하나도 더 조심하고 책임감 있게 다가가겠다. 또한 그릇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늘 주의하고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잡식공룡은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후원한 결제 이력을 함께 공개했다.
그러나 해당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잡식공룡은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모두 삭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