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홧김에 불… 봉제공장 화재로 5명 사상, “여직원과 다툰 사장이 시너 뿌리고 불붙여”

1 day ago 6

여직원 숨지고 사장은 전신화상
경찰 “임금 갈등 탓 방화 가능성”

3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봉제공장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봉제공장 직원인 6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사장인 60대 남성이 전신 화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장 사장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3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봉제공장에서 불이 나 출동한 소방관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이날 화재로 봉제공장 직원인 60대 여성 1명이 사망하고 사장인 60대 남성이 전신 화상을 입는 등 4명이 다쳤다. 경찰은 공장 사장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봉제공장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경찰은 임금 체불 문제를 둘러싸고 직원과 다투던 공장 사장이 홧김에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서울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3일 오전 9시 35분경 신당동의 한 5층짜리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불은 2층에 있는 티셔츠 봉제공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건물의 3, 4층에는 다른 봉제공장이 있고 5층은 원룸 6채가 들어서 있다. 원룸에 사는 한 여성이 건물을 내려오다 불을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화재로 2층 봉제공장 사장인 60대 남성이 전신화상을 입어 국립중앙병원으로 이송됐고, 60대 여성 직원이 숨졌다. 5층 원룸 거주자 남성 등 총 3명은 경상을 입었다. 4층에는 화재 당시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40분 현장에 도착한 뒤 오전 9시 41분쯤 연소 확대를 우려해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오전 10시 4분 초진을 완료했고, 오전 11시 2분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이 공장에는 얼룩 등 오염을 제거하기 위한 의류 전용 시너가 구비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신화상을 입은 공장 사장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사장과 여성 직원이 다투다가 사장이 시너를 뿌린 뒤 불을 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과 다퉜다는 60대 직원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진화 과정에서 소방대원 1명도 얼굴 부위에 1도 화상을 입었다.

공장 사장은 직원들과 평소 임금 체불로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건물의 다른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신모 씨(50)는 “2층 공장의 사장이 월급 중 2주 치를 지급하지 않아 직원들과 최근 갈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현 단계에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화상을 입은 봉제공장 사장을 구조한 것은 서울 중구청 소속 한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불길을 목격하고 공장 안에 뛰어들어 간 뒤 사장을 발견해 붙잡고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4층 봉제공장 사장인 임해자 씨(65)는 “불이 난 2층에 있던 봉제공장 직원들은 놀라서 신고를 따로 못 하고 뛰쳐나온 걸로 안다”며 “구조된 3층 공장 사람들도 얼굴과 머리에 검은 재가 묻어 정신없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홧김 범죄’는 최근 잇따르고 있다. 앞서 60대 남성 원모 씨는 지난달 31일 아내와의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를 달리던 마천행 열차에서 불을 질렀다. 방화 범죄 역시 매년 1000건을 웃돌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1362건이었던 방화 건수는 2021년 1046건으로 감소했다가 2022년 1223건, 2023년 1203건으로 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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