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주도권, 전통금융으로…은행과 웹3 전환 준비"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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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윤영 이정훈 기자] 글로벌 디지털자산 주도권이 가상자산 기업에서 전통 금융권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도 한국은행 주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사업 ‘프로젝트 한강’과 후속 ‘프로젝트 남산’을 통해 예금토큰·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결제·외환 실증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 기업 수호아이오는 그 흐름의 한복판에서 은행과 손잡고 있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 (사진=수호아이오 제공)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 (사진=수호아이오 제공)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은행이 웹3 금융을 준비한다는 것은 개념검증(PoC)에 그치지 않고 파일럿을 거쳐 실거래까지 연결하겠다는 의미”라며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등 규제 안에서 가능한 방식을 은행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호아이오는 전통 금융권과 현재 예금, 송금·외환 두 갈래로 협업하고 있다. 예금 분야에서는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해 은행들의 민간 참여 확대를 사업·기술 측면에서 지원한다. 박 대표는 “예금토큰을 활용한 결제와 정산이 실제로 동작하도록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법적으로 보호받는 환경에서 다양한 바우처와 결제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금·외환 분야에서는 기존 국제은행간 통신망 스위프트(SWIFT)를 대체할 방식을 은행들과 함께 모색한다. 박 대표는 “은행 내부의 자금세탁방지(AML)·고객확인(KYC)과 국내 외환관리법을 준수하면서 해외 파트너와 실제 송금이 가능한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며 “예금토큰이든 스테이블코인이든 분산원장이든 가리지 않고 규제 안에서 가능한 방식을 은행들과 함께 찾고 있다”고 했다.

한강의 후속인 프로젝트 남산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기반 외환(FX) 인프라를 검증하는 워킹그룹이다. 박 대표는 “국내에 원장 기반 화폐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를 가진 참여자들이 함께한다”며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결제 실증이 1차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한 실증 2차는 3분기쯤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런 협업의 배경에는 디지털자산 주도권이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서 전통 금융사로 이동하는 큰 흐름이 있다. 최근 비자·마스터카드 등 14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오픈USD(OUSD)’가 출범하며 삼성전자·두나무 등 국내 기업도 이름을 올렸고, 유로화·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국가 간 정산을 실증하는 판게아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새로운 금융 자산이나 인프라가 등장하더라도 금융을 오래 운영해온 기관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자산과 네트워크가 다양해질수록 복잡도도 커진다는 점을 우려했다. 박 대표는 “유럽 은행 연합인 키발리스(Qivalis)와 체인링크가 협력하는 네트워크, JP모건의 블록체인 플랫폼 키네시스(Kinexys), 결제 네트워크 기업 파티오르(Partior) 등 서로 다른 송금·결제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며 “은행이 기존 스위프트망에 더해 이런 네트워크를 여러 개 운영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고 했다. 수호아이오가 여러 망을 하나의 미들웨어로 연결·추상화해 은행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이유다.

박 대표는 디지털자산의 가장 확실한 실사용 사례로 국가 간 송금(크로스보더) 결제를 꼽았다. 그는 “원장 기반의 프로그래머블 머니가 활용되면 해외에 예치된 자금이나 프리펀딩 자금을 훨씬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가치는 속도나 수수료보다 자본 효율성이고, 수수료 절감은 그에 따라오는 부가적인 효과”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2018년 수호아이오를 창업했다.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됐나.

△학부 시절부터 창업을 시도해왔다. 대학가를 대상으로 한 스쿨버스 서비스를 비롯해 여러 사업을 해봤다. 이후 첫 직장인 두나무에서 핀테크(업비트) 초기 개발자로 일했다. 대학원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 보안을 주제로 박사 과정을 밟았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출전한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며 현재 수호아이오의 핵심 기술인 스마트컨트랙트 자동화 보안 도구를 개발했다. 학부 시절부터 관심을 둔 블록체인과 두나무에서 쌓은 핀테크 경험을 살려 창업할 수 있겠다고 판단해 2018년 개인사업자로 수호아이오를 설립했고, 2019년 3월 법인으로 전환했다. 법인 설립 무렵 글로벌 해커톤에서 수상하며 컨센시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초기에 보안 사업에 집중한 이유는 전통 금융사와 협업하려면 무엇보다 보안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호아이오의 사업을 매출 기준으로 소개한다면.

△큰 틀에서 ‘개인화된 금융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믿고 크게 두 가지 사업을 한다. 하나는 보안 사업, 다른 하나는 인프라 사업이다. 금융기관이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실제로 도입하려 할 때 가장 주저하는 부분은 기술이나 사업성보다 ‘정말 안전한가’, ‘금융기관이 써도 되는가’에 대한 책임 문제다. 그 부분을 보안 역량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공급한다. 7~8년 동안 축적한 취약한 스마트컨트랙트 코드, 해킹 데이터, 블랙리스트·화이트리스트 지갑 주소 등 보안 데이터를 제공하고, 이를 활용한 분석 도구도 함께 공급한다. 또 다른 축은 인프라 사업이다. 금융기관과 비금융기관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핀테크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송금·결제·환전을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외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항공권을 예매할 때 스카이스캐너가 최적의 항공편을 찾아주듯, 여러 거래 상대방 가운데 가장 유리한 조건을 찾아 국가 간 송금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다. 결국 돈이 이동하는 전체 과정에서 보안과 이를 연결하는 ‘배관공’, ‘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배관공’이라는 표현이 조금 추상적인데, 조금 더 설명해달라.

△은행은 스위프트(SWIFT)라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해외 송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새로운 송금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지역 은행끼리 만드는 네트워크도 있고, 글로벌 은행들이 함께 구축하는 네트워크도 있고, 특정 자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네트워크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해야 할지 판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다. 예를 들어 스위프트를 대체할 네트워크가 6개 있다면 하나하나 직접 연동해보고 비교해야 한다. 그 과정마다 비용과 인력, 시간이 들어간다. 수호아이오는 이런 여러 네트워크를 하나의 미들웨어에서 연결해 은행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추상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국내 금융기관이 다양한 네트워크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결국 시장에서는 모두 ‘스위프트 대체망’을 만들고 있지만, 은행은 어떤 네트워크가 적합한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배관공 역할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은행이 직접 비교해 가장 적합한 네트워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인 결제 서비스 ‘티코페이’나 포인트 자산화 서비스 ‘티클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어떤 서비스인가.

△금융기관과 협업하다 보면 “이 인프라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과정에서 만든 서비스가 티코페이와 티클리다. 티코페이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사가 서비스를 운영하고, 필요하면 애플리케이션(앱)까지 함께 구현하는 구조다. 현재는 화이트라벨 방식으로 금융기관이 직접 활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티클리는 포인트를 ‘원화 스테이블코인 포인트’처럼 활용해 투자·결제·환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서비스다. 최근 정부가 포인트의 지역화폐 활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것이나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하는 것이나 같은 기술이다. 원래는 민간 포인트 교환 서비스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지역화폐 활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역화폐가 디지털자산의 가장 현실적인 활용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사와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

△은행과 협업하고 있는데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예금 분야다. 한국은행 주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범사업 ‘프로젝트 한강’에서 은행들이 민간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사업과 기술을 지원한다. 예금토큰을 활용한 결제와 정산이 실제로 동작하도록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규제 샌드박스 안에서 진행되는 만큼 법적으로 보호받는 환경에서 다양한 바우처와 결제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송금·외환 사업이다. 은행들은 기존 스위프트를 대체할 송금 방식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데, 은행 내부의 AML·KYC과 국내 외환관리법을 준수하면서 해외 파트너와 실제 송금이 가능한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개념검증(PoC)에 그치지 않고 파일럿을 거쳐 실거래까지 연결하는 것이다. 예금토큰이든 스테이블코인이든 분산원장이든 가리지 않고 규제 안에서 가능한 방식을 은행들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

-프로젝트 한강 2차는 ‘프로젝트 남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자체 스테이블코인 기반 외환(FX) 인프라를 검증하는 남산 프로젝트는 국내에 원장 기반 화폐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공감대를 가진 참여자들이 함께하는 워킹그룹이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실제 결제 실증이 1차였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에 좀 더 깊이 들어가는 2차를 3분기쯤 공개할 예정이다. 특이하게 해외에서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투자 유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분기부터 시리즈A 브릿지 라운드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보다는 수호아이오의 인프라를 실제 사업에 활용할 전략적 투자자(SI)를 중심으로 논의하고 있다. 투자 시장이 녹록지는 않지만,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수호아이오가 그 과정에서 제공할 기술과 서비스의 가치를 믿는 파트너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비자·마스터카드를 비롯해 140여 개 글로벌 금융사가 참여하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결제 네트워크가 출범했고, 삼성전자와 두나무도 참여했다. 또 유로화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국가 간 정산·지급·결제·송금을 실증하려는 판게아 프로젝트도 나오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주도권이 기존 핀테크 기업에서 전통 금융회사로 넘어가는 흐름인데, 현재는 금융권과의 협업이 핵심이 되고 있는 건가.

△새로운 금융 자산이나 인프라가 등장하더라도 결국 금융을 관리하고 운영해온 경험이 많은 금융기관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다. 다만 앞으로는 자산과 네트워크가 훨씬 다양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복잡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도 키발리스(Qivalis)가 체인링크와 협력하는 네트워크, JP모건의 블록체인 플랫폼 키네시스, 블록체인 결제 네트워크 기업 파티오르 등 서로 다른 송금, 결제망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어떤 네트워크를 선택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떤 망이 표준이 될지를 일일이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스위프트망에 더해 이 같은 네트워크를 여러 개 운영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다. 수호아이오는 이런 ‘연동 폭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네트워크를 하나의 인프라에서 연결해 금융기관이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연동 폭발’이라는 표현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은행에서 송금할 때 스위프트라는 망을 기반으로 다 붙어 있다. 이 망을 매개로 서로 돈이 오고 가는데, 이제 블록체인 기반의 망을 새로 만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은행들끼리도 있고, 글로벌 은행끼리도 있고, 자산 중심으로 뭉치기도 한다. 이 망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은행이나 금융기관 관점에서는 무슨 망을 써야 되는지가 어렵다. 수호아이오에서는 이런 망들을 다 연동하는 미들웨어니 이미 동작할 수 있는 망들을 일원화해서 추상화해 국내 금융사들이 쓰기 좋게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국내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고, ‘실사용 사례(유스케이스)가 무엇이냐’는 지적도 여전하다. 가장 확실한 유스케이스는 무엇이라고 보나.

△국가 간 송금, 즉 크로스보더 결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스테이블코인이나 예금 토큰처럼 원장 기반의 프로그래머블 머니가 금융 인프라 전반에 활용되면 해외에 예치된 자금이나 프리펀딩 자금을 훨씬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예를 들어 7월 해외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송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 현재는 사람이 직접 잔고를 확인하고 자금을 옮겨야 한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블 머니를 활용하면 미리 설정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잔고를 최적화하거나, 남는 유동성을 레포(Repo) 시장 같은 기관 투자상품으로 운용하는 등 자금을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결국 자본 효율성이 높아지고, 이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높은 이자나 수수료 절감 등의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가치는 이런 자본 효율성이다. 수수료 절감은 그에 따라오는 부가적인 효과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송금 속도를 높이거나 수수료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자산 운용 효율을 높이는 데 더 큰 가치가 있다고 보는 건가.

△맞다. 프로그래머블 머니의 가장 큰 장점은 ‘자본 효율성(Capital Efficiency)’을 높여준다는 점이다. 지금은 여러 중개은행을 거쳐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쪽에서 거래가 취소되면 연결된 은행들이 모두 거래를 되돌려야 한다. 중간 단계가 많을수록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시스템 비효율도 커질 수밖에 없다. 반면 디지털 자산 기반 거래는 직거래 구조이기 때문에 절차가 단순하고 처리 속도도 빠르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그 절감된 비용이 고객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프로그래머블 머니를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계모임처럼 사람이 직접 관리하던 기능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수행하거나, 지역화폐를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가능하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대비해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

△기술과 연구개발(R&D) 차원에서는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AI 에이전트 관련 기술 연구를 수행할 계획으로, 사업화는 규제 장벽이 있어 아직은 테스트 단계다. 최근 미국의 카이트(Kite)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아마존 결제를 상용화했다. 이런 구조를 한국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있다. 아직은 파일럿과 개념검증(PoC) 단계다. 국내에서는 결제 수단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만큼 기술적인 검증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 미국 사례를 보면 AI 에이전트가 거래할 수 있는 지갑과 결제 네트워크, 이를 활용하는 기술이 이미 구현되고 있다. 그 구조를 원화 결제 환경에 맞게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으며, 가맹점이 달러 대신 원화로 정산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은행과 함께 준비하고 있다.

-AI 에이전트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도 AI 에이전트 결제와 관련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AI 에이전트 결제에서 어떤 부분이 장애물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는 AI 에이전트 결제를 허용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기술을 테스트하면서 ‘이런 구조라면 가능한지’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도 AI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인 만큼 관련 논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프라 기업으로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입법 지연으로 느끼는 사업상 애로점이 있는지.

△입법 지연에는 장단점이 모두 있다고 본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장이 너무 빠르게 열리는 것이 반드시 장점만은 아니다. 시장이 안정화되면 결국 자본과 인력 경쟁이 되는데, 아직은 시장 자체가 새롭다 보니 확인하고 검증해야 할 부분이 많다. 규제가 명확해지면 대기업은 더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는 제도 마련이 늦어지는 것이 일정 부분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점도 있다. 고객은 100억원, 1조원 등 큰 규모의 거래를 원해도 제도적 한계 때문에 작은 규모의 거래만 시도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송금 사업은 거래 규모 자체가 중요한 만큼 사업성을 확보하거나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반면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는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을 높여주는 인프라 기업의 필요성이 커질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단기·중장기 목표를 소개해달라.

△상반기에는 우리 기술을 실제로 활용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고객사를 많이 만나면서 개념검증(PoC)과 기술 설계에 집중했다. 기술을 고도화하고 고객사 내부에 적용하는 작업도 상당 부분 진행했다. 하반기에는 이런 준비를 바탕으로 실제 거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많은 거래와 실사용 사례를 통해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금융 배관공’이라는 모델이 실제 고객들의 경험을 통해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금융기관이 하나의 인프라로 연결되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되면 금융도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가장 적합한 서비스를 찾아주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지금은 어떤 카드가 좋은지, 어떤 계좌를 써야 하는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이용자가 직접 비교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AI와 금융 인프라가 결합해 “달러를 바꾸고 싶다”, “해외에 송금하고 싶다”는 요청만 하면 가장 적합한 금융 서비스를 자동으로 추천하고 연결해주는 맞춤형 금융이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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