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세 족쇄에…남아도 딴 데 못 쓰는 농특세

2 hours ago 2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국내 증시 활황으로 농어촌특별세(농특세)가 사상 최대 규모로 걷히고 있다. 하지만 농특세는 농어촌 지원에만 쓰도록 묶인 ‘목적세’인 탓에 늘어난 세수를 다른 분야에 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어촌 사업과 관련, 매년 수천억원의 예산이 쓰이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만큼 도입 30년이 지난 농특세를 일반 재원으로 전환하는 등 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도별 농특세 수입
연도별 농특세 수입

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농특세 수입은 7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4조 8000억원) 급증한 규모다.

농특세 수입이 급증한 것은 증권거래세와 연동돼 과세하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주식 매매 때 부과되는 증권거래세의 0.15%는 농특세로 빠진다. 지난 4월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1492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6%(1095조원) 늘어났다.

지난 5월 말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이 더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6월 농특세 수입은 더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이 60조원 초반대를 보이다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60조원 후반대로 많아졌다”고 했다. 올 한해 농특세 수입이 지난해(9조 2000억원)의 2배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세수가 크게 늘어도 이를 필요한 분야에 탄력적으로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농특세의 약 절반(52%)은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농특회계)에 전출돼 농촌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쓰인다.

하지만 정작 농특회계에서는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특회계 예산 17조 3700억원 중 3863억원(2.2%)이 불용 처리됐다.

정부는 구조적 개편보다는 늘어난 농특세 수입을 농어촌 기본소득에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목적세와 특별회계의 경직성이 반복되는 만큼 농특세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농특세가 많이 걷혀도 정작 우리 사회에 좀 더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없다”고 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타결로 피해를 보는 농어촌 지원을 위해 농특세를 도입한 건 당시엔 타당했지만 30년 지난 지금도 유효한지를 살펴 농특세를 계속 특별회계로 가져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