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허정]CPTPP 논의 14년, 더 기다린다고 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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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만 거듭하다 다자 규범 논의 소외 우려 가입 신청이 시장 개방 아냐, 英도 협상 4년 협상 진행하며 농어민 대책 준비할 수 있어 기금 약속부터 지키고 농업 경쟁력 키워야 허정 객원논설위원·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정부는 최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연내 가입 신청을 유보했다. 농어민의 의견을 더 듣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그런데 아쉬움이 좀 더 남는다. 한국이 CPTPP의 전신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2013년이다. 햇수로 14년째다. 한국은 그동안 여러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도 CPTPP 가입 신청은 번번이 미뤘다. 그렇다면 이번에 시간을 더 갖는다고 무엇이 달라질까? CPTPP는 일본과 캐나다, 호주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대형 다자 FTA다. 한국은 이미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를 제외한 11개국과 FTA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CPTPP에 가입한다고 갑자기 거대한 새 시장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CPTPP 가입 필요성에는 많은 전문가와 언론, 심지어 현 통상정책 담당자들도 대체로 공감한다. 이는 개별 국가와 FTA를 맺는 것과 여러 나라가 하나의 규칙 아래 움직이는 경제권에 참여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생산하는 기업은 공통 원산지 규정을 활용할 수 있고, 멕시코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관세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도 원산지 누적 제도가 있지만 CPTPP 가입에 따른 추가 편익을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 기존 FTA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CPTPP의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더 중요한 것은 CPTPP가 고정된 협정체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이 2024년 12번째 회원국으로 들어왔고 다른 나라의 가입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무역과 서비스·투자 규범도 계속 다듬어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정책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것뿐 아니라 이런 신다자주의 체제의 규범 논의에 참여하는 일도 중요하다. 물론 가입을 신청한다고 규범을 결정할 권한이 곧바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이 가입을 미루는 동안 다른 회원국들은 협력의 경험을 쌓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규범과 규칙을 발전시킨다. 우리는 지금 그 과정을 밖에서 지켜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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