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광장/유재동]“땅이 없어 집 못 짓는다”는 후진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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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 10채 중 3채꼴 소득 증가하며 젊은층 신축 수요는 폭증 신규 택지 찾기 힘들면 기존 땅 규제 풀어 4만 달러 시대 걸맞은 주택 최대한 지어야 유재동 부국장 우리나라는 집들이 너무 낡았다. 구룡마을 판자촌 얘기가 아니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 사는 집이 많이들 허름하다.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지은 지 30년 이상 된 노후 주택이 10채 중 3채꼴이다. 20년 이상으로 넓히면 절반이 훌쩍 넘는 56%다. 30년 이상 된 주택 수는 5년 전보다 72%나 급증했다. 신규 주택 공급이 부진하니 앞으로 이런 초고령 주택 비중은 더 빠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람뿐 아니라 집도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겪고 있다. 30년 전은 국민소득이 겨우 막 1만 달러에 다다르고 쏘나타II, 윈도95가 나왔을 때다. 1인당 소득 4만 달러를 넘보는 지금, 국민 상당수가 그 시절 지어진 집에 살고 있다. 이때 건축된 아파트는 성냥갑 같은 외관은 둘째 치고 심각한 주차난과 층간소음, 오래된 배관과 승강기, 낮은 에너지 효율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스러워한다.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지만 정작 ‘양질의 주택 보급률’은 그보다 한참 낮은 셈이다. 이렇게 노후 주택이 범람하는데 신축에 대한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최다 주택 구매층인 20·30대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낡은 아파트를 사서 재건축을 노리며 자산을 불리던 기존 세대와 달리, 이들은 입지가 좀 아쉽더라도 지하 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새 아파트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지역이라도 신축의 가격이 구축보다 50% 이상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득 수준 상승으로 ‘살 만한 집’에 대한 욕구가 폭증한 상황에서 대출 규제나 보유세 폭탄 같은 수요 억제책은 한계가 분명하다.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주택을 빨리 만들어 공급하는 게 우리 부동산 문제의 사실상 유일한 해법이다. 공급의 중요성은 정부도 부인하지 않는다. “헬기 타고 땅을 찾겠다”던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선 “(주택 공급 상황을) 일주일마다 보고받는다”고 했다. 하지만 신규 택지 발굴은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8·13 공급 대책 때 염창근린공원이 서울의 유일한 택지로 발표됐지만 그마저도 주민 반대로 진척이 안 되고 있다. ‘서울의 허파’인 용산공원을 밀고 아파트를 짓겠다는 무리한 아이디어가 정부에서 나올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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