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약국서 금연치료 왜 안되나요...‘금연체계 개편’ 고집하는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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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약국서 금연치료 왜 안되나요...‘금연체계 개편’ 고집하는 복지부

입력 : 2026.06.26 13:35

병의원 금연치료 이용자 57% 감소
흡연자 80% “약국 서비스 원해”

흡연부스를 키워드로 생성AI가 만든 이미지. [제미나이]

흡연부스를 키워드로 생성AI가 만든 이미지. [제미나이]

정부가 연내 국가 금연지원서비스 전달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지만 핵심 대안으로 거론돼온 일선 약국 연계 방안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와 전문가들은 물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필요성을 언급했던 약국 활용 방안이 실무 정비 과정에서 빠지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이용률이 감소한 현행 공급자 중심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복지부가 올 연말 마무리를 목표로 국가 금연지원서비스 전달체계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무 논의에서는 약국 활용 방안이 사실상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국가 금연지원서비스 전달체계 혁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복지부가 “약국을 연계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보건소나 일부 의료기관 중심의 현행 전달체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약국 등을 포함하는 전달체계 보완과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연내 정비 계획에서 약국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당시의 공식 발언도 무색해질 위기에 처했다.

현행 국가 금연지원서비스의 가장 큰 한계로는 낮은 접근성이 꼽힌다. 평일 주간에 운영되는 보건소와 병·의원 중심의 서비스 체계는 직장인을 비롯한 흡연자들의 이용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돼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실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6년까지 병·의원 금연치료 이용자는 57% 감소했고 보건소 금연클리닉 등록자도 48.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상생활 속에서 야간과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는 약국을 활용해 금연지원서비스를 생활 밀착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전문가들은 약국의 높은 접근성과 1차 스크리닝 기능을 전달체계에 적극 반영해야 금연지원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흡연자가 패치나 껌 등 금연보조제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을 찾는 시점에 전문 상담을 연계하면 금연지원서비스로의 유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성호 대한가정의학회장은 “약국은 접근성이 높아 흡연자가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채널”이라며 “약국을 활용하되 전문적인 약물치료나 장기 관리가 필요한 중증 흡연자를 1차로 선별해 의료기관으로 신속히 연계하는 의·약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약사회가 만20~69세 흡연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9.9%가 “자주 찾는 동네 약국에서 금연지원을 제공한다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현장 수요와 전문가들의 제안은 명확하지만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오히려 현장과의 거리감을 키우고 있다는 형국이다.

최근 복지부는 흡연 환경 변화에 맞춰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 금연구역 지정, 광고 제한, 경고그림 부착 등 전방위적 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가 금연서비스 이용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규제만 강화해서는 실질적인 흡연율 감소를 유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연내 발표될 금연지원사업 개선안이 단순한 규제 범위 확대에 그칠지, 아니면 약국을 활용해 흡연자 유입책을 마련할지가 향후 정책 실효성을 결정할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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