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기민 “채식하지만 구두는 가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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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고니를 죽이고 싶어’ 펴내 “옳은 걸 알면서도 실천은 복잡” 작품에 내면의 모순과 충돌 담아 소설가 돌기민(32·필명·사진)은 ‘모순적인’ 사람이다. 4년 동안 채식을 실천하면서도 같은 기간 가죽 재킷과 가죽 신발을 사들였다. “장인 정신이 깃든 가죽 공예의 매력에 속절없이 휩싸이고 말았다”는 것.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돌 작가는 “채식이 옳다고 말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걸 실천하는 인간은 굉장히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돌 작가가 신작 장편소설 ‘고니를 죽이고 싶어’(열림원)에서 그리는 것도 인간과 동물 사이의 복잡한 관계다. 소설 속 상상의 존재 ‘고니’는 코가 잘리는 동물이었다가 가죽 소파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마차를 끄는 동물이 되기도 한다. 고니의 모습이 바뀔 때마다 소설의 형식도 달라진다. 희곡과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등을 오가며 인간이 동물을 소비하는 방식을 낯설게 보여준다. 돌 작가가 채식을 시작한 건 명절이었다. 부모님이 싸준 LA갈비를 들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갑자기 그 LA갈비를 먹기가 싫었다”고 한다. 앞서 책 등을 통해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접했지만 몸으로 반응이 온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도저히 못 먹겠더라고요. 순간 ‘아, 이제 때가 왔구나. 몸이 반응하는구나’ 싶어 채식을 시작했죠.”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도 떠오르지만, 돌 작가가 그리는 채식주의자의 상은 사뭇 다르다. 돌 작가는 ‘채식주의자’의 주인공 영혜를 “굉장히 금욕적인 방식으로 채식을 실천하는 인물”이라고 봤다.“자신에게 거의 처벌을 내리는 수준의 채식을 하는 것으로 보이죠. 그런데 현실의 채식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완전히 모순과 갈등 덩어리인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현실의 돌 작가도 채식과 육식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3년 정도는 완전 채식을 했지만 지금은 해산물 정도는 먹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완전 채식은 꽤 돈이 드는데, 전업 작가가 된 뒤론 수입이 일정치 않다.“신선한 채소를 사고 비건(vegan) 음식을 먹다 보면 얼마 못 가서 파산할 것 같았거든요. 육식은 생각보다 저렴해요. 그런 조건을 무시할 수도 없어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있는 거죠.” 작은 실천을 시작하려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것의 돌 작가의 생각이다. 그는 “영혜 같은 인물이 돼야만 세상이 변하는 거라면 나는 자신이 없다”며 “무조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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