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감독들의 운명…‘이정효, 입 다물라’던 호르헤 헤수스, ‘협상 실패’ 안첼로티 대신 브라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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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헤 헤수스 알힐랄 감독(오른쪽)은 어쩌면 브라질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브라질축구협회의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호르헤 헤수스 알힐랄 감독(오른쪽)은 어쩌면 브라질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 브라질축구협회의 협상이 난항에 빠지면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 극강’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호르헤 헤수스 감독(포르투갈)은 오히려 개인 커리어 최고의 순간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알힐랄은 4월 30일(한국시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같은 사우디 프로페셔널리그 소속의 라이벌 알아흘리에 1-3으로 패했다. 8강전에서 광주FC를 7-0으로 격파한 뒤 4강에 오른 알힐랄은 이날도 슈퍼스타들을 총동원했지만 후반 초반 나온 퇴장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알힐랄은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말콤, 마르쿠스 레오나르도, 후벵 네베스, 밀린코비치 사비치, 칼리드 쿨리발리, 헤난 로디, 야신 부누 등을 선발 투입했으나 알아흘리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리야드 마레즈, 아이반 토니, 메리흐 데미랄, 에두아르 멘디 등을 내세워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알힐랄에겐 치명적 약점이 있었다. 광주전에서 부상 당한 주앙 칸셀루의 빈자리는 채우기 어려웠다. 알아흘리는 이를 집중 공략했고, 전반 9분 만에 피르미누의 선제골로 앞선 뒤 전반 27분 토니의 추가골로 승기를 잡았다. 알힐랄은 전반 42분 살렘 알 도사리가 추격골을 터트렸으나 후반 14분 쿨리발리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고,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광주전을 마친 뒤 이정효 감독의 악수를 거절하면서 손가락을 오므렸다 폈다하는 제스처로 빈축을 산 헤수스 감독으로선 당혹스러운 결과였다. 당시 그의 행동은 경기 전날 비속어가 섞인 표현으로 출사표를 던진 이 감독에게 ‘입을 조심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알아흘리에 완패해 이번 시즌 최대 목표를 성취하지 못했다.

중동 매체들은 ACLE 우승 실패로 크게 분노한 알힐랄이 사령탑과 결별할 것으로 전망하나 헤수스 감독의 앞날이 마냥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브라질축구협회(CBF)가 자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군에 헤수스 감독을 올려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CBF는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이끄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탈리아)을 1순위로 검토했고, 4월 29일 영국 런던에서 당사자와 접촉했으나 협상은 타결되지 않았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합류 시점과 위약금 등이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6월 예정된 2026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부터 팀을 이끌어주길 바랐으나 안첼로티 감독은 6~7월 레알 마드리드와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나선 뒤 8월 이후 합류를 원했다. 또 레알 마드리드가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챙길 수 있는 보상금 400만 유로(약 65억 원)도 명쾌하게 해결되지 못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안첼로티 감독이 ‘원해서’ 브라질로 향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 돈을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안첼로티 감독이 끝내 브라질로 향하지 않을 경우, CBF가 ‘플랜B’로 헤수스 감독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사우디 축구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고,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알힐랄도 매력적이지만 브라질대표팀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렇다면 지도자 경력 대부분을 브라질이나 포르투갈 등 변방에서 보낸 헤수스 감독이 결코 거부할 수 없는 자리다.

물론 안첼로티 감독이 ‘예정대로’ 브라질에 부임하고, 정작 자신은 알힐랄에게 경질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겠으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장밋빛 미래를 꿈꿔도 될 것 같다. 실제로 안첼로티 감독은 알힐랄의 차기 사령탑 후보 최우선순위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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