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을 여행하던 독일 청소년 2명이 미 하와이에서 머물 호텔을 예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국을 거부당하고 억류당했다가 추방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21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오스트제 차이퉁에 따르면 베를린에서 북쪽으로 약 244㎞ 떨어진 로슈토크 출신인 샬롯 폴(19)과 마리아 레페레(18)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세계 일주 여행에 나서 뉴질랜드와 태국을 거쳐 지난 3월 18일 호놀룰루에 도착했지만, 미국 여행을 위한 전자 여행 허가(ESTA)를 받았음에도 불구, 미국 입국을 거부당했다.
폴과 레페레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에서 몇시간 동안 심문을 받았으며 신체 스캔과 알몸 검색까지 받았지만 결국 미 세관 국경보호국(CBP)로부터 입국 거부를 당하고 결국 추방당했다.
레페레는 "모든 게 꿈만 같았다. 우리는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독일 국민들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매우 순진했고 무력하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하와이 언론 '비트 오브 하와이'는 "CBP 직원들은 2명의 독일 10대 여성이 하와이에 5주간의 체류하려면서도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불법 취업 의도를 의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폴은 "그들은 우리가 하와이에 5주 동안 머물 숙소를 예약하지 않은 것을 수상쩍다고 생각했겠지만, 우리는 태국과 뉴질랜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여행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여성들은 수갑을 차고 녹색 죄수복을 입은 채 심각한 범죄로 기소된 다른 수감자들 옆에 있는 유치장에 수감돼 곰팡이가 핀 매트리스에서 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3월 19일 수갑을 찬 채 호놀룰루 국제공항으로 돌아온 이들은 일본 도쿄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체포된 지 3일 후 도쿄와 카타르,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로슈토크로 돌아왔다.
독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경 단속 강화로 일부 방문객들이 미국에서 혼란을 겪는 일이 계속되자 지난달 미국에 대한 여행 권고를 업데이트한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