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피네이션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여름이 뜨거울수록 흥행하는 공연이 역설적으로 폭염, 이로 인한 가뭄 탓에 ‘눈치 개최’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싸이의 ‘흠뻑쇼’나 ‘워터밤’ 등 여름을 대표하는 물 축제 이야기다. 폭염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강한 동력이 되지만, 가뭄이 겹치면 ‘대규모 용수 사용이 불가피’한 페스티벌의 핵심 소구가 일부 대중의 반감을 산다.이들 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배우 이엘은 2022년 가뭄 당시 “워터밤 콘서트에 쓰인 물 300톤을 소양강에 뿌렸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는가 하면, 방송인 줄리안은 대량의 물 사용과 행사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물 축제는 해마다 관객 증가세를 보였고 이에 힘입어 유사 형태의 이벤트 또한 속속 등장했다.올해 경남 밀양에서 열린 물 축제는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보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 저수율이 급감하며 개최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 또한 거세졌다. 이와 맞물려 해당 축제와 이미 출연 계약을 맺은 가수 스컬과 하하는 예정대로 무대에 오른 뒤 출연료 전액을 가뭄 극복을 위해 기부했다. 주최 측 역시 대형 야외 수영장 규모를 줄이고 일부 행사를 취소했다. 나아가 댐 용수 대신 밀양강 정수를 사용하고, 행사에 쓴 물을 도로 살수용으로 재활용하기도 했다.사진│‘워터밤’ 공식 홈페이지 공연 현장에서도 가뭄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됐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가뭄으로 농업용수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공연에 많은 물을 사용하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주최 측은 물론 장소를 빌려주는 지자체나 공공기관도 주민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문제는 공연이 임박한 상황에서 여론 악화만으로 행사를 무작정 취소하거나 연출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주최 측이 자발적으로 취소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에 티켓 환불, 각종 수수료 부담을 온전히 안아야 한다”며 “결국 취소나 연기보다는 물 사용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비판을 최소화할 현실적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사진│‘워터밤’ 공식 홈페이지해외에서는 ‘취소냐, 강행이냐’가 아닌 다른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태국 방콕은 극심한 가뭄을 겪은 2016년 대표 축제인 ‘송끄란’ 기간을 나흘에서 사흘로 단축하고, 오후 9시 이후 물 뿌리기를 금지했다. 고압 물총과 대형 급수차 사용도 제한했다. 축제를 없애는 대신 기간과 시간, 물 사용...
더워야 사는데, 더우면 못 연다…가뭄에 눈치 보는 ‘물 축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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