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항공편 통한 방문자 수
1년 전보다 10% 줄어들어
항공료, 호텔 요금도 감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상호관세와 이민 정책이 전 세계적인 반감을 불러일으켜 미국 제품 불매운동과 미국 여행 기피 현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청(ITA)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편을 통한 미국 방문자 수는 1년 전보다 거의 10% 감소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을 때 미국 제품 불매나 미국 여행 기피 등에 따른 타격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 거의 900억달러(약 128조5020억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 10일에 발표된 미 노동통계국의 소비자 물가 지표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료와 호텔 요금, 렌터카 가격이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51번째 주가 돼라”고 조롱한 캐나다의 미국 여행객 감소에 따라 미 북동부 호텔 요금이 약 11%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물가 분석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트는 분석했다.
오는 9월까지 캐나다에서 미국행 항공편 예약 건수도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고 시장조사업체 OAG 에이비에이션 월드와이드는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미국 제품 불매 운동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캐나다인 커티스 앨런은 최근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했고, 식료품점에서 미국산 제품을 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제 제품 원산지를 확인해야 해서 장 보는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고 말했다.
미국을 찾는 유럽 관광객 수도 줄어들고 있다. 호텔 예약플랫폼 어코르 SA에서 유럽 관광객의 올여름 미국 호텔 예약 건수는 25% 감소했다.
어코르 SA의 세바스티앙 바쟁 사장은 “근래 유럽 관광객이 미국 입국 심사 중 구금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이 다른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경제분석가 조지프 브릭스와 메간 피터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발표와 전통적인 동맹국들에 대한 더 공격적인 입장은 미국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에 타격을 입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역풍은 관세의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과 보복에 따른 수출 감소에 더해 2025년 미국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