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4)의 나폴리행이 사실상 무산됐다. 차기 행선지로 EPL에서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팀들이 떠오르고 있다.
유럽 축구 이적 사정에 정통한 복수 유럽 언론 기자들이 23일(이하 한국시간)과 24일 일제히 “나폴리가 이강인 영입을 위한 PSG(파리생제르맹)와의 협상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복수의 보도를 종합하면 결국 이강인에게 이번 이적 시장 가장 큰 관심을 보였던 나폴리는 영입전서 철수한 모습이다.
스페인 언론 ‘렐레보’ 등에서 활동하는 마테오 모레토 기자는 23일 “이강인과 PSG와의 재계약 협상이 멈췄다. 그런 도중에 이강인이 나폴리로 이적할 가능성 역시 현저하게 낮아졌다”면서 “이강인은 프랑스(리그1)과, 이탈리아(세리에A)를 제외한 해외 리그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다.EPL 구단이 관심 높게 그를 살펴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모레토 기자는 앞서 지난달 27일 이강인이 PSG와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보도하며 나폴리와 사우디아라비아클럽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이강인의 PSG 이적 소식 가장 먼저 보도했던 모레토 기자인만큼 이강인 측의 내부 소식에 정통한 소식으로 여겨진다.
이탈리아 축구 이적 사정에 정통한 잔루카 디 마르지오 스카이스포츠 기자 역시 이강인이 나폴리의 영입 리스트에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디 마르지오 기자는 자신의 이름과 같은 매체 ‘디 마르지오’를 통해 23일 “나폴리가 노아 랑의 영입에 합의했다. 관련 이름은 그뿐만이 아니다. 나폴리는 유벤투스의 영입 리스트엔 제이든 산초, 단 은도예, 페데리코 키에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PSG의 태도가 가장 큰 문제였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적시장에서 오랜 기간 EPL의 패스마스터로 군림했던 벨기에의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를 영입한 나폴리는 이강인의 추가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하려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PSG는 이강인의 이적을 굳이 서두르지 않았고, 높은 이적료를 받을 경우에만 이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복수의 보도를 종합하면 PSG는 이강인의 이적료로 2,500만 유로(약 396억 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동시에 PSG가 이강인의 적정 이적료로 4,000만 유로(약 634억 원)~5,000만 유로(약 792억 원)를 원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나온다.
이토록 PSG가 강경한 입장인 것은 이강인의 마케팅 가치 또한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PSG는 한국 투어와 늘어난 유니폼 판매 수식과 PSG 홈구장 수익 등을 이유로 이강인을 매각 불가 대상으로 꼽기도 했다. 현재는 이강인이 PSG의 사실상 벤치 멤버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급할 것도 없다. 이강인과의 계약이 2028년까지 남은 만큼 PSG는 굳이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달라진 나폴리의 내부 사정도 이강인과의 연결을 끊은 핵심적인 이유다. 앞서 이적이 유력했던 나폴리의 주전 미드필더 잠보 앙귀사가 최근 잔류를 결정했다. 앞서 이탈리아의 투토 나폴리 역시 지난 17일 “잠보 앙귀사가 자신의 미래를 신중하게 생각 중”이라며 “이때문에 이강인과의 접촉 역시 잠시 멈춘 상태”라고 전하기도 했다.
동시에 현재 PSG에서 700만 유로(약 90억원)을 받고 있는 이강인의 몸값도 걸림돌이 됐다. 모든 유럽 축구 리그를 통틀어서도 비교적 고액 연봉군에 속하는 이강인의 연봉을 나폴리는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제안은 그 수준을 만족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와의 이적 가능성이 사실상 결렬된 가운데 EPL 복수 구단이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로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근 영국 언론 등에선 그중에서도 런던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PL의 명문 클럽인 아스널이이강인 영입에 가장 관심 있는 PL클럽으로 꼽히고 있다.
아스널의 경우엔 지난해 시즌을 앞둔 여름 이적시장 상황이나 지난해 12월부터 열린 겨울 이적 시장에서도 이강인과 연결되기도 했다. 공격진 보강이 필수적인 아스널이고 동시에 다재다능한 기술적인 선수를 선호하는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성향과 기술 보드진의 성향이 이강인과 궁합이 잘 맞는 상황이다.
동시에 이강인의 몸값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빅클럽이란 점에서도 차기 영입 1순위 후보로 다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앞서 나폴리의 이적설과는 달리 구체적인 협상 진척 내용이나 전개 등의 소식이 아직 알려지진 않은 모습이다.
런던을 연고로 하는 또 다른 PL팀인 크리스탈팰리스 역시 이강인 영입설에 꽤 오랫동안 이름이 나오고 있는 구단이다. 차기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나서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창의적인 2선 자원을 영입하고 싶어하고 이강인을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 영입 소식의 골자다.
결국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는 영국이 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 PSG와의 인연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이강인이 다음 시즌 어디에서 뛰게 될까?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