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례대표 초선 의원인 최수진 의원이 8일 대선 패배 이후 불거져 있는 '차기 지도 체제 논란' 등 당 내홍을 작심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무차별적인 탄핵과 예산 삭감으로 국정 운영은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그런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계엄 발표, 이로 인한 국회 탄핵안 통과와 직무 정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따른 대선 과정이 순식간에 진행되면서 진정한 반성과 개혁은 상실됐다"고 했다.
최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도 후보 선출 이후 단일화 갈등, 범보수 중심의 빅텐트 전략 실패로 인한 중도 세력 확장 실패, 지난 정부의 여당으로서 반성도 없이 김문수 후보의 분전에만 기대며 정권을 넘겨주게 됐다"며 "윤 전 대통령의 계엄발표로 대한민국은 엄청난 경제위기와 외교 고립, 국민 혼란을 겪어야 했다. 여당이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좀 더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야당의 일방적인 독주에 맞서 정부와 협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고 했다.
최 의원은 "국회 탄핵 통과 이후에도 당내에 다양한 의견들이 합리적으로 조정되지 못하고 갈등만 반복하면서 국민들에게 통합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 야당의 일방적인 사법절차 무시와 헌법 질서 파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내란동조 세력으로 악의적 프레임에 갇혀버렸다"며 "대선 선거 과정에서도 합리성, 반포퓰리즘 정책과 기업 성장과 시장주의를 통한 국가발전 비전을 중심으로 단일화 빅텐트 전략에 실패했다. 반성과 자기희생이 없는 단일화는 동력이 부족했다"고 했다.
최 의원은 "지금도 대선 패배의 명백한 책임과 이유를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서로 네 탓 하며 내분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현상만 제거하려고 했던 임시방편의 방법들이 더 큰 병을 키우고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국민의 요구는 단순하다. 화합해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 오직 이것뿐이다. 빠른 시일 내 진정한 보수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제 진정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